찌그러졌지만, 아직 멀쩡한 누런 한 되짜리 주전자 그 앞에 들기름 잘잘 흐르는 둥그런 솥뚜껑 하나가 예쁘게도 앉았다. 첫 잔은 하루의 일과를 녹여주고 두 잔은 고달품을 달래주며 세 잔은 텁텁한 우정을 나눈다. 밤 깊어가는 주막 술잔 속엔 초승달을 담았다. 도르래 없는 미닫이문 발판엔 철삿줄이 끊겼다. 투박한 탁자와 의자 어두운 실내조명 시끄러운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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