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예프스키의 5분
영하 50도를 넘나드는 추운 겨울 날, 도스토예프스키는 형장으로 끌려갔다.
형장에는 기둥이 세워져 있었고 한 기둥에 세 사람씩 묶여 있었는데, 그는 세 번째 기둥의 가운데에 묶였다.
사형 집행 예정 시간을 생각하면서 시계를 보니, 자신이 이 땅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시간이 5분 남아 있었다.
그는 이제 5분 밖에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 보았다.
형장에 같이 끌려온 사람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한마디씩 하는 데 2분을 할애하고 오늘까지 살아온 날을 정리해 보는 데 2분을 쓰기로 했다.
남은 1분은 오늘까지 발을 붙이고 살아온 땅과, 눈으로 볼 수 있는 자연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둘러보는 데 쓰기로 했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눈물이 고인 눈으로 옆에 묶여 있는 두 사람에게 최후의 키스를 하고, 남은 가족을 잠깐 생각하고 보니 벌써 2분이 지나 버렸다.
이제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데, 문득 3분 후에 어디로 갈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자 눈앞이 캄캄하고 아찔해졌다.
28년이란 세월을 아껴 쓰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웠다.
'다시 한 번 살 수만 있다면 순간마다 값있게 쓰련만' 하는 생각이 절실했다.
그때 탄환을 총에 장전하는 소리가 났고, 이와 동시에 견딜 수 없는 공포가 밀려왔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장내가 떠들썩하더니 한 병사가 흰 손수건을 흔들면서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도스토예프스키를 방면하라는 황제의 특사가 도착한 것이었다.
천만다행으로 목숨을 건진 도스토예프스키는 많은 생각을 했다.
그는 마지막 5분 동안 시간을 절실하게 생각했던 그때를 잊지 않고 늘 시간을 금쪽같이 소중하게 아끼면서 살았다.
그는 세상을 떠나면 어디로 갈 것인가를 한 순간도 잊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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