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와의 대화
우리나라 속담에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말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겠죠. 지금 자녀와의 대화를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기 전에 알아 둘 것은 우리가 생활해 가면서 대화가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대화의 중요성은 다시 강조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자녀를 교육하는 것은 대부분이 대화를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교육에 있어서 대화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대화는 자녀교육에만 국한해서 중요한 것은 아니고 부부관계, 시어른과 며느리와의 관계, 제자와 스승과의 관계, 회사 상사와 직원과의 관계에서도 대화는 중요하므로 자녀와의 대화를 원만히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곧 삶 자체를 가꾸어 나가는 하나의 기술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대화란 서로 의견을 교환함으로써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일방적으로 자기의 의사를 전달하는 것은 명령이나 지시일 뿐 대화라고 할 수 없습니다.
1. 일반적인 대화의 분석
일상생활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부모-자녀간의 대화를 관찰해 보면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입장을 고려하기보다는 부모 자신의 입장에서 자기가 필요로 하는 말만하고 자녀의 입장이나 생각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부모들이 무심코 자녀들에게 무심코 하는 말 중에는 어린이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여 좌절감을 주기도 합니다.
2.대화의 기본 태도
부모 - 자녀간의 의사를 효과적으로 교환하기 위해서 대화의 기술을 익히기 전에 몇 가지 고려해야할 마음가짐이 있습니다.
(1)자녀를 인격적인 존재로 존중한다. 진정으로 자녀와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자녀보다 우월한 입장이 아닌 자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자녀의 말 뿐만 아니라 자녀의 생각까지도 존중해야 합니다.
(2)자녀를 성실한 마음으로 대한다. 부모가 자녀와 진정으로 대화하기를 원한다면 먼저 부모 스스로가 성실하고 진실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성실하게 대하면 자녀도 부모에게 진심으로 대할 것이며, 성실하고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3)자녀를 공감적으로 이해한다. 「공감적 이해」란 자녀의 입장에서 느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녀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의 깊게 듣고, 그들의 감정과 느낌을 알려고 노력해야 하며, 자녀의 말뿐만 아니라 그들의 얼굴표정, 목소리, 몸짓 등의 변화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4)수용적인 태도를 보인다. 자녀를 수용한다는 것은 「자녀를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을 말합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녀의 장점은 잘 받아들이면서 자녀의 단점은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부모가 자녀의 단점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 점도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태도를 취하면 자녀는 자기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인정하게 되고, 스스로 문제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으며, 안정감과 평화를 느낄 수 있게 됩니다.
3. 대화의 원칙
(1)어린이의 마음속의 말을 듣는다.
영희가 유치원에서 돌아와서 식식거리며「내일부터 유치원에 안 갈래.」라고 말하였습니다. 엄마는 화가 나서 「힘들게 돈 벌어서 유치원에 보내줬더니 뭐, 유치원에 안 간다고? 가기 싫으면 그만 둬!」라고 화를 버럭 냈습니다. 영희의 속마음은 유치원에 가기 싫다는 것이 아니라 오늘 유치원에서 있었던 섭섭했던 마음을 엄마가 좀 이해해 달라는 것뿐이었습니다. 엄마가 「영희가 유치원에서 무척 섭섭한 일이 있어 속이 상했구나.」라고 말하면서 영희의 마음을 이해해 주었다면 금새 영희의 얼굴은 환하게 풀어졌을 것입니다.
(2) 어린이의 감정을 이해해 주는 말을 한다.
나영이는 10살, 신경질이 많고 눈물을 잘 흘리는 어린이입니다. 여름방학 동안 한동안 집에 와서 함께 지냈던 사촌 여동생이 자기 집으로 가버리자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습니다. 「엄마 유나가 가버렸어. 이젠 나 혼자 심심해서 어떻게 해?」이 말을 들은 나영이 어머니는, 「뭐! 유나 아니면 놀 친구가 없어 그렇게 우니? 나이 10살이나 된 게 그까짓 일로 울기는 …. 참 울 일도 많다. 방에 들어가서 공부나 해!」이 말을 듣자 나영이는 달아나듯이 자기 방으로 뛰어가 문을 쾅하고 닫아 버렸습니다. 이 경우 나영이 어머니가, 「그래, 유나가 가버려 나영이 마음이 몹시 쓸쓸하겠구나. 다정하게 지내던 사람이 갑자기 떠나버리면 누구나 마음이 허전해 진단다.」하고 딸의 허전한 마음을 이해해 주는 말 한마디 해 주었더라면 나영이는 자기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어머니를 한없이 고마워했을 것입니다.
(3)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말을 하지 않는다.
「너는 이제 학교고 뭐고 다 집어 치워! 너 같은 게 학교에 가면 뭘 해!」 「가만히 입 닥치고 있지 못해. 너 같은 게 뭘 안다고」 「너 같은 자식은 필요 없어. 이 집에서 나가!」 「옆집 영철이를 봐라. 영철이는 동화책도 줄줄 읽고 그림도 잘 그리는데 네가 그린 그림을 봐라. 그걸 그림이라고 그린거냐.」 「병신, 멍청이, 바보, 지지리도 못난 놈」 영국 속담에 칼로 벤 상처는 곧 아물지만, 말로 벤 상처는 영원히 아물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말은 실로 칼보다 더 날카롭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4)권유하는 말을 사용한다.
어린이에게 무엇을 시킬 때에는 되도록 「해라」 「하지마」와 같은 명령 투의 말보다는 「같이 하자」「해 주겠니」와 같은 권유하는 말을 많이 사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제 TV 그만 보고 네 방에 가서 공부 해!'라고 하기보다는 '이제 TV 그만 보고 네 방에 가서 공부하는 것이 어떻겠니?'라고 하는 것이 좋고, '그 빗자루 이리 갖고 와'라고 하기보다는 '그 빗자루 이리 좀 갖다 줄 수 없겠니?'라고 하는 것이 듣기에 훨씬 부드럽습니다.
(5)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말을 한다.
어린이와의 대화에 있어서 부정적인 말, 비관적인 말을 피하고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말을 많이 사용해야 합니다. '이것도 하지마' '저것도 하지마'와 같은 부정적인 말을 듣고 자란 어린이는 「이것을 해도 혼나고 저것을 해도 혼날테니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상책이다」라고 생각하게 되고 종국에는 소극적이고 무능한 사람이 됩니다.
(6) 피드백법을 사용한다.
자녀가 부모에게 와서 자기의 기쁨이나 슬픔, 분노나 걱정 등을 이야기 할 때 부모가 포착한 어린이의 감정을 다시 어린이에게 반사시켜 주는 일을 가리켜 피드백(feedback)합니다. 예를 들면 어린이가 '엄마, 여기가 아파'라고 하면 아픈 곳을 쓰다듬어 주면서 그 아픈 마음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어머나! 많이 아프겠구나'라고 말해 주는 것입니다.
4.효과적인 대화방법
대화란 두 사람이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다. 말하는 사람은 자기의 의사를 표현하고, 이를 듣는 사람은 말하는 사람의 말을 해석하여 이것에 적절히 반응(대답)을 하는 것이 대화의 과정입니다.
(1)나의 의사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나의 의사를 전달하는 방법에는 나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해 주는 대화와 자녀의 행동을 표현해 주는 대화로 나누어집니다.
①나의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해 주는 대화 「나」( I )를 주어로 하는 문장을 사용한다.
이것을 공식화하면 ⒜네가 …하면(자녀의 행동 설명) ⒝나는 ∼라고 느낀다(부모의 느낌 설명) ⒞왜냐하면 … …(나타난 결과 설명)가 됩니다.
예를 들면 '네가 유치원 끝나고 전화연락도 없이 어두어질때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네게 무슨 일이 생겼나 걱정이 된단다.⒝ 왜냐하면 나는 네가 어디 있는지 모르고 무슨 일이 생기지 않았는지 걱정되기 때문이야.⒞' 와 같이 표현하는 것입니다.
「 나 - 메시지」(또는 나 전달법)는 항상 세 단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의 느낌이나 결과를 생략할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너무 시끄러워서 나는 연속극을 볼 수 없단다.⒝' '나는 장난감이 너무 흩어져 있어서 청소를 할 수가 없단다.⒝'
이와 같이 부모의 생각을 자녀에게 전해 줌으로써 자녀가 스스로 판단하여 행동하도록 하는 대화방법입니다. 이 때 유의해야할 점은 ·자녀의 행동으로 인한 부정적인 감정만을 강조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즉 자녀가 잘 한 것이나 긍정적인 점도 곁들여서 같이 이야기해 줍니다.
·자녀의 행동으로 인하여 부모가 일차적으로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도록 합니다.
②자녀의 행동을 표현해 주는 대화 자녀는 부모의 끝없는 관심의 대상으로서 대체로 부모를 만족시키는 행동을 하기보다는 부모가 걱정스러워하는 행동을 더 많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자칫 잘못하면 부모는 자녀에 대하여 잔소리꾼으로 전락하기 쉽습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자녀의 행동을 효과적으로 표현해 주기 위해서는 자녀가 알 수 있는 구체적인 말로 표현해야 합니다.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표현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게으르다」거나, 「착하다」는 표현은 매우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표현입니다.「착하다」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착한 행동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형이 동생에게 과자를 나누어주었을 때, 「○○는 참 착하구나」라고 표현하기보다 「○○가 동생에게 과자를 나누어주어 기쁘구나.」라고 말하는 것이 보다 구체적인 표현이 됩니다. 부모가 자녀의 행동을 구체적인 말로 표현해 줌으로써 자녀는 자기 행동의 잘잘못을 명확히 알 수 있게 됩니다. 이때에도 부모는 「나」를 주어로 하는 문장을 사용하도록 하며, 자녀의 행동에 대하여 비판하거나 평가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2) 듣는 태도 자녀의 의사를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대화의 열쇠를 사용하는 방법」과 「경청」하는 태도가 있습니다.
① 대화의 열쇠(key-words)를 사용한다. 상대방의 말을 듣기만 하는 것을 수동적인 대화라고 합니다. 자녀가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는 수동적인 대화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본래 대화를 잘 하는 사람이란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입니다.
「잘 들어준다」는 것은 상대방의 말을 단순히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주의를 기울여 깊은 관심을 보이며 상황에 따라 적절한 반응을 보임으로서 상대방이 하고 싶은 말을 더욱 더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입니다. 자녀가 말을 하다가 망설이고 있을 때에는 다시 말을 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화의 문이 닫히지 않도록 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그래서 그 다음 어떻게 됐니?」「정말?」「신났겠구나」등과 같이 대화 중에 막힘이 있을 때 그 막힘을 풀어 줄 수 있는 간단한 한 마디의 말을 「대화의 열쇠」라고 합니다.(국악에서 추임새와 같은것)
대화를 잘 하는 사람이란 「대화의 열쇠를 적절히 잘 사용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상대방의 의사표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대화를 촉진할 수 있는 열쇠를 사용하려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비판적인 인상을 주거나 질문 또는 충고가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②경청(깊이 듣는 태도) 「경청」은 단순한 듣기(hearing)가 아니라 「주의를 기울여 듣기(listening)」를 말합니다. 단순한 듣기는 「소리의 지각」에 불과하지만 「경청」은 말속에 담긴 느낌과 의미를 파악하고 주의를 기울여 듣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부모가 자녀와 효과적인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자녀의 말을 건성으로 들어서는 안됩니다. 자녀가 하는 말의 의미와 그 속에 담긴 자녀의 생각이나 느낌 등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자녀가 전달하고자 하는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자녀의 의사를 경청하고자 할 때에는 ·자녀를 부모의 뜻대로 지도, 통제하려 하지 말고, ·도중에 대화의 문이 닫히지 않도록 노력하고, ·공감적인 이해를 하면서 들어야 합니다..
5. 문제해결의 대화
우리가 대화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서로의 의사를 전달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의견 교환을 통해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간의 요구가 다를 때에는 갈등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가 「문제해결의 대화」입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화를 통해서 문제의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 나라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요구를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생각해버리기 때문에 대화가 단절되고 맙니다. 그러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요구 못지 않게 자녀의 문제도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는 효과적인 대화를 통해서 부모와 자녀가 모두 적절히 만족할 수 있는 해결점을 찾도록 해야합니다. 문제해결의 대화에서는 부모의 요구만 중요시되거나 또는 자녀의 요구만 중요시되어도 안됩니다. 부모와 자녀가 조금씩 양보하여 서로의 요구를 조절하여 최적의 만족상태를 만들어 내는 것이 효과적이 문제해결의 대화입니다. 부모와 자녀간의 효과적인 문제해결의 대화를 위해서는 ·자녀에게 부모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자녀의 요구만을 중요시해서도 안되며, ·최선의 해결책이 무엇인지를 자녀 스스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펌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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