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과학잡지 ‘디스커버’誌 는 2020년 대전망 기획을 통해 20년내 인류가 멸망할 수 있는 20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중 10가지를 소개한다. 10번째는 세계대전...
1.소행성 충돌
소행성 충돌은 여전히 그럴듯한 시나리오다. 소행성이나 혜성 조각은 끊임없이 지구에 떨어지고 있다.
1908년 시베리아 퉁구스에 지름 60m의 혜성 조각이 떨어졌을 때 80㎞ 상공까지 불길이 치솟았고 반경 20㎞일대가 초토화했다.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1,000배 위력이다. 지구에 위협적인 것은 지름1㎞ 이상 되는 큰 소행성들이다.
대화재와 지진, 해일이 일어나고 충돌의 여파로 먼지구름이 대기를 뒤덮어 핵겨울과 같은 빙하기를 부른다.
인간은 살아 남겠지만 문명은 파괴된다. 10㎞ 쯤 되면 6,500만년 전 공룡시대를 끝장낸 것과 같은 대멸종을 불러온다.
천문학자들은 수십m 규모의 소행성은 300년, 수백m급은 25만년, 10㎞이상은 3,000만년에한번 꼴로 지구에 충돌한다고 추정한다.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는 1㎞이상의 소행성이 900개, 혜성의 탄생지로 불리는 명왕성 바깥쪽 카이퍼 벨트에는 지름 80㎞ 이상의 얼음덩어리가 10만개정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 감마선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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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우주에서 일어나는 감마선 폭발은 최근에야 천문, 물리학자들에게 알려졌다. 태양에너지의 1만 조(10의16승)배나 되는 이 엄청난 에너지는 두 별이 하나로 융합할 때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까운 곳에서 감마선 폭발이 일어나면 치명적인 X선과 감마선은 일단 지구 대기권에서 걸러내겠지만 곧 오존층이 파괴된다.
오존층이 없으면 태양 자외선이 지구 표면까지 닿아 피부암을 일으킨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산소를 제공하고 먹이사슬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바다 플랑크톤을 말려버린다는 사실이다.
3. 돌연변이 블랙홀
어느날 갑자기 블랙홀이 지구 옆에 다가와 우리를 삼켜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블랙홀이 단지 태양계 옆을 스쳐지나기만 해도 태양계 모든 행성의 궤도를 뒤죽박죽으로 만들게 된다.
지구의 궤도는 타원으로 바뀌어 급격한 기후변화를 일으키거나 아예 태양계 밖으로 튕겨나가 저 깊은 우주에서 얼음덩어리로 변할 지 모른다.
블랙홀이 갑작스레 돌진하지는 않겠지만 빛조차 내지 않는 블랙홀은 가까이 다가와도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중력효과로 지구의 궤도가 이상하게 변하는 것을 알게 된 때에야 존재를 판정할 수 있을 것이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우리 은하에는 블랙홀이 1,000만개 정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4.태양의 거대 폭발
태양은 11년마다 흑점수와 플레어, 홍염 등의 폭발이 늘어난다. 이러한 태양활동 극대기에는 고에너지 입자AU전자Au양성자 등이 지구로 밀려와(태양풍) 통신과 항법 교란, 송유관 폭발 등 재해가 일어날 수 있다.
종말을 맞을 정도로 치명적이진 않다. 그러나 과거 천문기록에는 태양 같은 별이 갑작스레 밝아지는 경우가 있다. 일부 학자들은 이를 보통 태양폭발의 100만 배나 되는 매머드급 폭발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이러한 거대 폭발이 일어나면 수 시간만에 고에너지 입자들이 지구에 도달, 오존층을 파괴하기 시작한다.
5. 지구 자기장의 역전
지구는 하나의 자석이다. 남-북극을 축으로 자기장을 형성한다. 이 지구자기장은 수십만년 주기로 세력이 약해져서 약 100년간은 전혀 없게 된다.
그 뒤 북극과 남극이 뒤집어져 다시 나타난다. 가장 최근의 역전은 78만년 전에 있었다. 지금이 역전될 때일까?
걱정스럽게도 지구자기장은 지난 세기에 비해 그 세력이 5%나 줄어들었다. 자기장이 없으면 태양으로부터 오는 자기입자와 우주선(宇宙線), 먼 우주에서 오는 고에너지 입자에 대한 보호막이 사라지는 셈이다. 게다가 많은 동물들은 자기신호에 따라 이동경로를 잡는다. 자기장 역전은 심각한 생태계 혼란을 일으킬 것이다.
6. 화산폭발
화산폭발은 고생물학에 기록된 5차례 대멸종의 주 원인으로 꼽힌다. 지구상 종의 95%가 사라진 최대의 재앙 페름-트리아식기 대멸종, 공룡 멸종기 때 모두 거대한 폭발이 있었다.
용암의 뜨거운 열기와 압력이 직접적 위협일 뿐 아니라 맨틀층에서 치명적 원소가 분출하고, 대기의 먼지구름으로 기온이 강하한다. 또 화산가스는 산성비를 만들고 장기적으론 이산화탄소를 내보내 지구온난화에 일조한다.
1783년 아이슬란드 레이키화산이 폭발했을 때 용암, 재, 연기로 9,000명의 사람과 가축 80%가 죽었고 이어지는 기아로 인구의 4분의1이 몰살했다. 가장 최근의 대규모 폭발은 1,700만년 전 컬럼비아리버판에 의한 것이었다.
7. 전염병
에이즈는 14세기 유럽인구의 4분의1을 앗아간 흑사병, 1918~19년 2,000만명이 스러진 독감과 비슷한 사망률을 보인다.
1980~92년 사망률이 58%. 가장 걱정되는 것은 어떤 화학물질에도 내성을 보이거나, 방어할 여유를 주지 않고 급속히 전파되는 ‘변종’이다.
콜레라나 홍역 등 전염병 극복의 역사는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길렀고 집약적인 농축산업과 개간은 인간을 동물전염병에 더욱 크게 노출시키고 있다. 세계화로 인해 질병은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8. 생태계 붕괴
홍수나 낙뢰처럼 사람들의 주목을 끌지는 못하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사실 생물종 다양성의 상실이다. 수십억 년의 진화역사는 수많은 종들이 얽히고 설킨 세상을 만들었다. 예컨대 겨울에 눈이 오면 사냥이 쉬워진다.
늑대는 더 많은 사슴을 잡아먹고 사슴 수가 줄면 전나무가 는다. 전나무는 대기에 산소를 방출, 기후에 영향을 끼친다. 모든 것이 연관돼 있다.
인간은 집을 짓느라 땅을 갈아엎고, 수많은 야생식물을 몇 종의 곡물로 갈아치우며, 인공 화합물을 유출한다. 그 결과 매년 3만종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있다. 지구 역사상 가장 대규모 멸종기의 한가운데 있는 것이다.
9. 나노테크놀로지 재앙
나노미터(10억분의1m) 수준을 다루는 나노테크놀로지의 진보는 박테리아 크기의 초소형 로봇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러한 극미세 무기는 웬만한 금속탐지기를 그대로 빠져나갈 것이기 때문에 미래의 첨단 무기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테러리스트의 손에 들어간다면 정말 무시무시한 무기가 될 것이다.
10. 세계대전
제3차 세계대전은 첨단무기의 각축전이 될 것이다. 생명공학과 미사일기술을 접목한 바이오미사일을 상상해보라.
일본은 1차 세계대전 이후 생물무기를 실험했고 미국과 러시아는 냉전중 살인세균을 실험했다. 원자폭탄에 비해 생화학무기는 값싸고 만들기 쉬우며 숨기기도 좋다. 제어하기는 더욱 어려워 테러리스트 집단에겐 매력적이다.
한 철학자는 유전적 특징을 이용, 특정 민족을 주로 공격하는 ‘민족적 생물무기’도 만들 수 있다고 예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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