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혹시 ADHD?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바로 알기
레이디경향 | 기사입력 2008.09.25 16:42
유난히 친구들과 잘 싸우고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우리 아이, '크면 나아지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다가 자칫 심각한 병으로 키울 수 있다. 아이의 마음까지 병들게 하는 ADHD, 너 정체가 뭐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는 소아기와 청소년기에 가장 많이 나타날 수 있는 정신과적 장애다. 주의력이 깊지 않고 산만하며 집중력이 부족하고 과잉행동 혹은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어떻게 진단하나요?
ADHD는 단순히 엄마 아빠가 보기에 아이가 산만하다고 해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장애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계산력이 빨라 덧셈이나 뺄셈 같은 수리는 잘하지만, 장시간 집중이 필요하고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수리 계산에는 집중을 잘하지 못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100% 표현하지 못한다. 또 서술형 수리 문제나 문장을 읽고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이 현저하게 저하되고 단기 암기능력도 감소되어 방금 배운 것들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작은 근육 조절에도 문제가 있어 글씨를 쓸 때 손에 힘을 너무 줘 연필 잡는 자세가 나쁘기도 하다. ADHD의 정확한 평가는 부모님의 평가와 유치원, 학교에서의 3자 평가, 심리 평가 등을 통해 내려진다.
▷ADHD의 증상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3~5세의 경우는 잠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한 가지 놀이를 오랫동안 하지 못하며 다른 아이들에 비해 유난히 시끄럽게 떠드는 일이 많다.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중간에 끼어들기를 잘하고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며 유난히 질서를 못 지킨다면 ADHD를 의심해볼 수 있다.
6~12세의 경우는 행동이 어수선하고 시작한 일을 마무리 짓지 못하는 증상을 보인다. 또 불쑥 말을 꺼내거나 엉뚱한 대답으로 다른 이들의 대화를 깨뜨리는 경우가 많으며 물건을 잃어버리는 실수가 잦다. 규칙을 지키지 않고 친구들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며 교사로부터 지적을 많이 받는다.
▷ADHD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 ADHD의 발생 원인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까지는 뇌신경전달물질 분비의 이상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 물질들이 일반 사람들보다 적게 분비되거나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면 주의력과 집중력, 판단력 등을 담당하는 뇌기능이 떨어져 ADHD 증상이 나타난다고 보는 것이다. 뇌의 불균형적인 발달도 의심해볼 수 있다. 유전적 요인과 더불어 임신 중 스트레스, 영양 부족으로 인해 아이의 뇌가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하면 운동능력과 감정·행동 조절, 시각·청각인지와 같은 뇌가 통제하는 여러 분야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최근에는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ADHD를 앓는 아이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ADHD 아이들은 산만하기 때문에 한 가지 일이나 과제에 집중할 수 없다. 학업성취도가 다른 아동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고 가족들과도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ADHD는 어릴 때 바로잡아주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자기 통제력을 잃고 법이나 규칙을 어기기 쉽다. 잦은 이직이나 쇼핑 중독, 도벽, 술이나 약물 중독에도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즉 어렸을 때의 주의 집중력 저하가 사회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2차 장애로 이어지는 것이다.
▷치료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DHD 치료의 기본은 뒤떨어진 뇌의 기능을 운동이나 놀이요법을 통해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음악의 진동이 느껴지는 침대에 누워 몸 전체로 음악을 들으며 감각을 자극하는 음악감각 치료, 보고 듣는 능력의 민감도를 조정하는 메트로늄 치료, 근육을 조절해 신체와 뇌의 연결관계를 강화시키는 한방운동 치료, 러닝머신과 짐볼을 이용한 근력 치료, 거울을 이용한 치료법 등 다양한 운동 치료가 있다. 이러한 운동 치료는 서기, 걷기, 뛰기, 균형잡기 등 운동 패턴에 따라 근육을 적당하게 조절함으로써 뇌와 신체의 유기적 연결관계를 강화시킨다. 베이징 올림픽 수영 8관왕에 빛나는 마이클 펠프스 선수도 일곱 살 때 ADHD 극복을 위해 수영을 시작했다는 뒷얘기가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놀이 치료는 공을 던지고 받는 운동을 통해 균형감각과 집중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엄마들을 위한 조언
주의집중력이 약한 아이라면,
1 조용하고 침착한 성격의 친구를 만들어주세요. 친구와 친해지는 과정에서 조용한 면을 닮을 수 있어요.
2 교사의 눈에 가장 잘 띄는 자리에 앉히는 것도 좋아요. 단, 교사에게는 아이의 증상을 미리 알려 적절한 피드백을 줄 수 있게 해주세요.
3 숙제나 과제물 등은 아이의 능력에 맞춰 적절한 분량으로 내주세요. 분량이 많은 과제는 세부적으로 나누어주고 과제물을 끝냈을 경우 칭찬과 포옹으로 아이를 격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과제가 끝나는 시간을 알릴 수 있는 알람을 이용하면 아이의 집중력을 키울 수 있어요.
4 눈맞춤을 좋게 하는 배드민턴이나 테니스, 탁구 등의 운동이 좋아요. 과잉행동하는 아이라면,
1 부모는 엄격하게 하되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불쾌한 감정이 개입되어서는 안 돼요. 2 항상 객관적으로 아이의 잘못된 문제를 파악하고 부모의 감정을 배제한 상태에서 아이의 잘못을 벌하세요.
3 아이가 뛰거나 드러눕는 행동을 할 때 넘어지거나 다칠 수 있음을 침착한 목소리로 납득시키세요.
충동성이 강한 아이라면,
1 지시를 할 때는 TV나 게임 등을 끄고 조용한 상태에서 아이의 눈을 마주 보고 정확히 말하세요.
2 구체적인 지시 내용을 아이 스스로 소리내어 말하게 하고 본인이 잘못한 것은 꼭 알려주세요.
3 앉아서 밥 먹기, 공중화장실에서 차례 지키기, 친구의 장난감 빼앗지 않기 등 규칙을 정하고 규칙의 중요성을 설명하세요. 칭찬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공격적인 아이라면,
1 운동을 통해 에너지를 발산할 출구를 만들어주는 것이 좋아요. 몸을 많이 움직이는 수영이나 공놀이, 자전거 타기, 등산 등을 권장합니다. 태권도처럼 예의를 갖추면서 움직이는 운동도 도움이 됩니다.
2 역할 바꾸기 놀이를 해보세요. 친구와 역할을 바꿔 아이가 맞았을 경우 혹은 거친 말을 들었을 경우가 되어 기분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이런 놀이는 아이가 피해자의 입장이 되어봄으로써 스스로가 공격적인 행동이 좋지 않음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 ADHD 평가 리스트 ※
(각각 9개 문항 중 6개 이상이 포함될 경우 정확한 진단을 해볼 필요가 있다) ADHD 진단 기준은 크게 주의력결핍 증상과 과잉행동 증상으로 구분해 진단한다. 주의력결핍 증상 평가
물잔을 자주 엎지르는 등 부주의로 인한 실수를 잘한다. 집중을 오래 유지하지 못한다.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지 못한다. 과제나 심부름 등 시킨 일을 끝까지 완수하지 못한다. 계획을 세워 체계적으로 실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지속적인 정신 집중을 필요로 하는 공부나 숙제 등을 싫어하거나 회피하려고 한다. 자주 쓰는 필요한 물건을 자꾸 잃어버린다. 외부 자극에 의해 쉽게 주의가 흐트러진다 일상적으로 해야 할 일을 자주 잊어버린다. 과잉행동 증상 평가
손발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앉은 자리에서 계속 꼼지락거린다. 제자리에 있어야 할 때 마음대로 자리를 뜬다. 안절부절못하거나 가만히 있지 못한다. 집중을 하지 못하거나 활동에 조용히 참여하지 못한다. 끊임없이 움직인다.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한다. 차례를 기다리지 못하고 규칙을 어긴다. 질문이 끝나기 전에 불쑥 대답한다. 다른 사람의 활동에 끼어들거나 방해한다. ■ 글 / 노정연 기자 ■도움말 / 변기원(변한의원 원장) ■일러스트 / 정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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