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로 담장을 쌓는다면 가능할까?
접시호 담장을 쌓는 일이 가능할까?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말이다. 접시로 담을 쌓는다면 도대체 몇 개의 접시가 필요할까? 그리고 과연 접시로 담장을 만든다고 하면 그 모습은 어떠할까? 사람들은 접시로 만든 담장이라고 하면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까? 하고 의문을 던질 것 같다. 그러나 작은 접시들을 엎어서 하나하나 쌓아만든 담장이 있다. 혹 바람에 날아가기라도 하지 않을까도 걱정하지만 그럴 염려는 없다. 접시를 쌓고 그 위를 무게가 있는 쇠막대를 올려 놓았기 때문이다.
흰 접시를 이용해 만들어진 담장. 그 작은 접시 한 장 한 장을 쌓는 것도 힘이 들었겠지만, 그 많은 접시는 어떻게 구입을 했을까? 아마 이 담장을 두른 집의 주인이 도예가가 아니라고 하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여주군 북내면 서원리에 가면 이렇게 접시로 담장을 만든 집이 있다. 그 담장은 담이 아닌 설치미술이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집 주인은 현재 민예총여주군지부를 맡고 있는 도예가 서종훈(남, 48세)님이다. 스스로 호를 <물맘>이라고 하는 서종훈님은 '인생사 무엇이 있나, 그저 물 흐르는대로 살고 싶은 것이 바로 내마음이다'라고 하여, 물맘이라고 부른다. 주변에서는 서종훈이라는 이름보다, 오히려 물맘이라고 불러야 더 잘 알고 있을 정도다.
작업실 앞에 있는 마당에 친 담장이 바로 접시담장이다. 주변에는 여기저기 설치조각들이 �어져 있다. 도예가로 설치미술가로, 그리고 가끔은 행위예술을 하기도 한다. 접시 담장 안에는 화살나무가 가을 옷으로 갈아 입고 있다. 평소 사람 좋기로 소문이 나 있는 서종훈님이다. 전에는 술이 한잔 들어가면 두루마리 휴지를 두 발정도 끊어, 휴지살풀이를 추기도 했다. 스스로 휴지살풀이 인간문화재라고 부를 정도로, 멋들어진 춤을 추고는 한다.
막힘이 없이 세상을 살아가는 서종훈님의 집에는 늘 많은 사람들이 찾아든다. 그리고 그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도, 귀찮은 표정 한 번 짓는 일이 없다. 그저 바람같은 사람이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훌쩍 길을 떠나 버린다.
이제는 이 접시담장이 명물이 될 때도 되었다. 좋은 사람들이 찾아들어 늘 아름다운 이야기를 엮어가는 공방처럼, 이 접시 담장도 그렇게 때가 끼어간다. 이 담장을 보면서 늘 갖는 생각이지만, 저 접시 사이에 흙이 쌓여 언젠가 저 곳에 풀이라도 몇 포기 돋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가 되면 접시를 갖고 담장을 쌓은 집 주인의 물 같은 마음이, 저 접시도 닮았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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