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와 지지대 (遲遲臺)
정조가 세손으로 있을 때 일이다
세손의 아버지인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고간
뭇 신하들은 할아버지 영조께 아뢰어
세손이 <시전>요야편을 읽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나 세손은
어느 날 몰래 <시전>의 요야편을 찿아서
읽게 되었는데 그 금기의 책장에서 세손은
부모를 잃은 자식의 마음을 읊은 구절을 읽고
아버지를 그리워 하며 눈물을 지었다
“아버지 날 낳으시고
어머니 날 기르시니
그 깊은 은혜를 갚고자 할진데
하늘을 우러러 통곡하여도 다 할 수가 없네”
그런데 이 장면을 엿보게된 어느 못된 신하가
영조에게 달려가 아뢰었으니 영조는 크게 노하여
세손을 당장 불러오라고 호통을 치고 뒤이어
내관에게 보던 책도 가져오라고 일렀다
그런데 세손의 방으로 책을 가지려 갔던 내관은
평소에 정조의 인품을 흠모하고 있던 내관이였는데
그는 <시전> 요야편을 칼로 오려낸 뒤 영조에게 가져갔다
그 책을 받아 본 영조는 <시전>
요야편이 잘려 나가고 없는데 어찌된 일이냐
영조의 호통에 세손은 분명 내가 그 부분을 펼쳐
보다가 오게 되었는데 어떻게 된 일인가
세손은 속으로 깜짝 놀랐지만 짐짓 태연한 척 대답하였다
할아버지께서 읽지 말라고 하셨기에
그 부분은 잘라내고 읽고 있었습니다 라고 아뢰었다
결국 영조는 세손의 말을 믿고 그 일은 별탈 없이
지나갔으며 그 후 세손은 일의 전말을 알아내어
현명하고 충직한 그 내관에게 크게 고마움을 표했다
뒷날 왕위에 오른 세손은 사도세자가 묻힌
화성 현릉원을 자주 찿아가 아버지를 그리워 했다
그리고 한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고개를
하나 넘었는데 그 고개만 넘으면 아버지의
무덤이 보이지 않아 정조는 고개에서 자꾸 뒤를
돌아보며 멈추어 서서 행차가 너무 더디었다(遲遲>
그때부터 사람들은 효심 지극한 정조가
멈추어 섰던 그 고개를 지지대 (遲遲臺)라고 불렀다
착한사슴 옮긴글
sa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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