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즉문즉설 / 자꾸 안 좋은 일이 생겨요
문 :
60대 때 IMF를 맞게 되어 투자했던 것들도 휴지 조각이 되고 직장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만혼인 자식의 혼사까지 문제가 되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여러 가지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겪었습니다.
답 :
질문하신 분이 재산도 많이 모으고 사회적 지위도 누리며 살다가 갑자기 교통사고가 나서 오십 대에 죽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재산도 잃고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처럼 칠십 세까지 가족과 함께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것은, 일찍 죽은 경우에 비하면 복 받은 일 아니겠습니까? 재산을 잃고 그 대가로 지금의 건강과 수명을 샀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재앙이 아니고 굉장한 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두 눈이 있어서 볼 수 있고, 두 귀가 있어서 들을 수 있고, 두 다리가 있어서 걸을 수 있고, 이렇게 밥을 먹으며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입니다. 감사하는 마음 이외에는 어떤 기원도 하지 마시고, 오로지 감사 기도만 하시면 됩니다. 집착을 놓는다든지, 화두를 든다거나, 염불을 한다든지 하는 생각도 하지 마시고 그저 감사하는 마음으로만 기도하십시오. 그러면 그 복잡한 일들이 모두 저절로 해결될 것입니다.
지금 질문하시는 분이 교회에 다니신다면 주님의 엄청난 은혜를 입은 것입니다. 불교식으로 말하자면, 부처님의 커다란 가피를 다 입은 것이고요. 그러고도 지금 자신이 무슨 가피를 입고 있는지 무슨 복을 받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 문제이지요. 과거생에 지은 인연과 그 과보를 다 안다면 이런 불편한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지은 인연을 모르면 원망하고 불만스러운 마음이 생기지만, 지은 인연을 알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게 됩니다. 그러니 오늘 하루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이라고 여겨야 하며, 살아있는 그 하루 동안 조금이라도 이 은혜를 갚아야겠다는 마음을 내셔야 합니다. 세상의 비난과 온갖 장애는 살아있는 복에 비하면 작은 손실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모두 자기가 지은 인연의 과보를, 이러한 크고 작은 손실로 탕감하면서 사는 것입니다. 만약 과거에 지은 과보를 온전히 다 받는다고 하면, 여러분들이 감당해야 하는 고통은 이 정도의 수준이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살생한 짐승들의 원한만 생각해 보아도 그 지은 죄를 다 받는다면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의 자비하심으로 그 죄를 이렇게 덜어주셨는데도 우리는 불평불만 속에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이 지은 죄를 모르고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무지’입니다. 모든 괴로움이 무지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자신이 지은 인연을 바로 알게 되면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주어진 삶으로부터 벗어나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데도, 욕심과 카르마에 사로잡혀서 제 욕심대로 하려는 생각에 매달려 화를 자초하고 있습니다. 그런 어리석은 삶을 살지 마시고, 어떤 일이 오더라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삶을 대하며,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복이라고 여기십시오.
지금 다들 어렵다고 하고, 경제 위기라고 합니다. 월급과 영업 수익은 줄어드는데 생필품 값은 오르고 생활비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할 것 없습니다. 국민소득이 5천 불, 3천 불이던 시대에도 우리는 웃으며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 정도의 경제적 곤란이 우리의 행복을 앗아갈 수는 없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게 되어도 웃으며 살고, 수입이 줄어도 웃으며 살고, 직장을 그만두게 되니 오히려 봉사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좋다고 생각하고, 소홀했던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동안의 고마움을 갚을 수 있게 된 것이라 생각해 보십시오. 그렇게 크게 생각하십시오. 지금까지 살아온 습관에 계속 매달린다면 살기가 힘들겠지만, 한 생각 돌이켜서 웃으며 기쁘게 산다면 지금의 어려움은 또 다른 기회가 되고 좋은 시절이 오게 되는 것입니다.
법륜 스님 정토회 지도법사
출처 : 법보신문 1005호 [2009년 07월 06일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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