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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집트의 불씨가 북한의`목란혁명`으로..

good해월 2011. 3. 4. 16:54

                            

 이집트의 불씨가 북한의'목란혁명'으로..

                                                                                             "빵을 달라"에서 "독재 타도"로

 

 

역사는 어느 한 순간에 이뤄진다. 그러하기에 거대한 역사의 전환은 예측하기 힘들다.

독일 통일과 구소련 해체 등이 그러했다. 한때는 전 세계 인구 3분의 2를 붉은 피로 물들이며 승승장구하던 마르크스·레닌주의도 어느 날 돌연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갔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역사적 사변이었다.

어떤 도전도 용인될 것 같지 않던 독재주의 국가에서 민주화투쟁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구소련이 해체되고 나서 중앙아시아에서 지펴진 민중혁명의 불길이 아프리카와 중동 아랍 국가들로 번지는 역사적 사변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2003년 11월 그루지야에서 점화된 반독재 민주화의 불길은 ‘장미혁명´의 불꽃으로 타올라 그해 12월 우크라이나의 ’오렌지혁명‘으로 옮겨 붙었다. 불길은 다시 2005년 2월 레바논의 ’백향목혁명‘과 3월 키르기스스탄의 ’레몬혁명‘으로 번졌고 5월 들어 우즈베키스탄의 민중봉기에까지 이르렀다.

 

※외신들이 호스니 무바라크 30년 독재에 항거하고 나선 이집트인들의 민주 혁명 물결에 코샤리 혁명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독재 국가에서 일어나는 반정부 시민운동엔 보통 그 나라를 상징하는 꽃이나 나무, 색깔을 붙인다. 이집트 반정부 시위에 직접 자극이 된 이웃 튀지니는 국화(國花)인 재스민을 붙여 재스민 혁명이라고 부른다. 체코슬라바키아 벨벳혁명, 그루지야 장미혁명, 우크라이나 오렌지혁명, 키르기즈스탄 튤립혁명, 레바논 백향목혁명, 미얀마 샤프란혁명 등도 비슷한 작명이다. 그런데 유독 이집트의 경우엔 대중음식 이름을 붙였다.

 

이들 나라에서 점화된 민중혁명의 불똥은 민주화의 무풍지대였던 중동지역에서도 드디어 반독재 시민혁명의 불길로 세차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1989년 동유럽 민주화 도미노가 아프리카와 아랍권에서 재연될 기세다.

 

지난달 14일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는 부패와 독재의 상징이었던 벤 알리 대통령이 국외로 쫓겨나고 새로운 정권 창출 수순이 진행중이다. 이 나라의 국화(國花)인 재스민 이름을 붙인 ‘재스민혁명’이다. 1979년 이란에서 일어난 ‘아래로부터의 이슬람혁명’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3년 장기독재를 종식시킨 튀니지의 ‘재스민혁명’ 불길은 이웃 이집트로 번졌다. 30년 장기집권에 들어간 무바라크 대통령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부통령을 새로 임명하고 총리를 교체했으나 대통령 자리보전이 위태롭다.

 

튀니지의 이웃 알제리에서도 지난달 12일 이래 시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알제리 수도 알제에선 지난달 22일 집회금지법 추진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요르단 시민 3500여 명은 지난달 28일 수도 암만에서 사미르 리파이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전날 예멘에서는 시민 1만6000여 명이 수도 사나에 모여 대통령 교체를 외쳤다.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1978년부터 33년간 집권하고 있다. 그는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식품 가격이 오르는데도 자신에 대한 충성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군인들의 월급을 올려줘 국민의 분노를 샀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반정부 시위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집트에 인접한 수단의 수도 하르툼 전역에서도 지난달 30일 정부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밖에 오만과 중앙아프리카의 가봉 등에서 시위가 일고 있다.

 

서구 언론들은 독재국가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민운동에다 그 나라를 상징하는 꽃이나 나무, 또는 색깔을 붙여줬다. 그래서 각종 꽃나무와 색깔 혁명 이름이 나왔다. 그렇다면 북한의 국화 목란(함박꽃)에서 이름 딴 ‘목란혁명’ 작명도 가능하지 않을까? 민중혁명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이슬람 국가들의 처지가 북한의 그것과 너무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북한에서 민중혁명을 기대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만큼이나 어렵다고들 말한다. ‘모든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마오쩌둥의 명제를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김정일의 선군체제가 무자비한 폭력과 세뇌라는 두 가지 기제로 북한 사회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틀린 얘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그 시기가 문제일 뿐, 북한에서도 민주화투쟁의 불길이 타오를 가능성은 상존한다. 북한의 형편이 지금 민중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나라들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북아프리카와 중동 이슬람 국가 국민들의 이번 투쟁은 당초 빵을 요구하는 낮은 단계의 경제투쟁으로부터 출발했다. 민주화투쟁의 필수과정인 ‘낮은 단계´의 경제투쟁으로부터 시작하여 민중혁명의 성공 기틀을 마련했다.

몹시 더디지만 북한도 그 길을 가고 있다. 북한은 고질적인 경제난에다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다. 그것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벌써 십 수 년이다. 그것이 민중혁명의 씨앗으로 여물면서 온도와 습도 등 조건만 갖추면 언제든지 발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가고 있다.

 

다음으로 이슬람 국가 국민들의 민주화투쟁은 빵을 달라는 낮은 단계의 경제투쟁에서 장기집권과 독재에 항거하는 높은 단계의 정치투쟁으로 발전돼갔다. 튀니지의 ‘재스민혁명’은 군경을 통한 철권통치로 23년 장기집권 해온 벤 알리 대통령의 퇴진 투쟁으로 나아갔다.

이집트의 무바라크 대통령은 30년째 장기집권 중이다. 이에 신물이 난 이집트 국민들은 무바라크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예멘에서도 33년째 집권하고 있는 살레 대통령을 향한 저항이 산발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북한의 ‘김 씨 왕조’는 20년, 30년이 아니라 자그마치 그 두 세 배인 66년 장기집권이다. 북한의 철권통치는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혹독하다. 따라서 북한 주민들이 언제까지 죽어지낼 수는 없다.

 

북한 주민들은 지금 경제난과 식량난으로 민주화투쟁의 초보인 ‘낮은 단계’의 경제투쟁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서서히 ‘높은 단계’의 정치투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다만 그 투쟁이 조직화되지 못하고 산발적으로 전개되고 있음이 아쉬울 뿐이다.

 

셋째, 이슬람 국가 국민들의 민주화투쟁은 특히 권력 세습에 대한 분노의 항거로 폭발했다.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오는 9월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한 발 물러섰지만, 시위가 있기 전엔 차남에게 권력을 넘길 준비를 하다 민심의 분노를 샀다.

33년째 철권통치 중인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최근 종신 대통령이 되기 위해 헌법 개정까지 강행했고, 특수부대 대장인 그의 아들 아흐메드(41)에게 권력을 세습하려다 국민들의 저항에 부닥쳤다. 결국 살레 대통령은 “우리는 세습에 반대한다. 변화를 지지한다”라고 세습 철회를 밝혀야 했다.

북한의 권력세습은 당대도 아니고 무려 3대째다. 근현대사와 전 세계를 망라해 유례가 없는 권력세습이다. 레닌, 스탈린, 모택동, 호지명, 티토 등 공산사회주의의 내로라하는 국가지도자들도 대물림하지 않은 3대 세습에 북한 주민들이 언제까지 침묵할 수는 없다.

 

넷째, 소셜네트워크(SNS)와 같은 뉴미디어가 이슬람 국가 국민들의 민중혁명에 결정적인 촉매제로 작용했다. SNS는 2009년 6월 대선 결과에 반발하는 이란의 시위사태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었다.

물론 북한의 사정은 이들 나라와는 다르다. 그러나 엄격한 통제사회 북한에도 외부소식은 유입되고 있다. 이번 이집트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 소식이 휴대전화를 통해 북한 주민들 사이에 전파되고 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2일 보도했다.

 

방송은 북한 사정에 밝은 미국인 사업가의 말을 인용해 “휴대전화로 외부 소식이 빨리 퍼지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도 이집트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은 또 휴대전화 외에 북한 주민들이 몰래 시청하는 한국 뉴스도 이집트 시위 소식을 전하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 북한에는 35만 대의 휴대전화가 보급돼 있다. 장마당에서는 남한의 영화와 드라마를 담은 DVD와 USB가 많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젊은이들은 한국은 물론 미국 드라마에 열광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 군대 내에서조차 남한 드라마가 유행하고 있다. DVD 혁명이 북한에서 태동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 주민들이 나라 안팎의 다양한 정보를 접하면 비교 개념이 싹트면서 마음에 회의가 생기고, 그것이 누적되면 사회변혁 욕구를 억누를 수 없게 된다. 김정일과 그 일당이 아무리 총칼로 권력의 철옹성을 구축한다 해도 도도한 북한 민중의 힘 앞에선 무너질 수밖에 없다.

 

독일 일간지 디 벨트는 이슬람 국가들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 상황을 1980년대 말 동유럽과 비교하면서 “많은 전문가들은 이집트나 시리아 같은 나라의 강고한 보안조직을 그 나라 국민들이 극복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1980년대 말 동유럽도 마찬가지였다”고 전한다.

그러면서 “시민들이 공포를 극복할 수 있을 것임을 깨달았을 때 당시 통치체제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안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 누적된 불만과 불신이 임계점을 넘는 순간 강고해 보이던 독재체제도 봄 햇살에 눈 녹아내리듯 맥없이 무너지고 만다. 원한과 분노와 절망과 좌절이 장기간 쌓이면 그 결정체는 어느 순간 갑자기 폭발하고 만다. 느리지만 북한이 지금 그 도정에 있다.

지난 2일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은 과거에 비해 권력 장악력이 약해지고 있는 세계의 주요 독재자 10명을 분석하는 가운데 김정일을 이집트의 무바라크,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에 이어 세 번째로 꼽았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의 견해를 빌려 "김정일이 김정은을 후계자로 지명함에 따라 불확실한 미래가 조성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불만을 품은 일부 장교들에 의한 쿠데타까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목란혁명’이 결코 그림의 떡만이 아님을 암시한다.

출처 : 반석 같은 친구
글쓴이 : 푸른빛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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