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즉문즉설 / 가장으로서 막막한 앞날 걱정
나이는 55세이고 현재 고등학생 아들과 대학생 딸을 두고 있습니다. 젊었을 때 외국에서 3년 동안 일하고 귀국, 통신업을 했습니다. 장사도 잘되어 조그마한 집도 장만하고 돈도 모으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몇 해 전에 아내가 위암에 걸려 수술을 받고, 사업도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아파트 투자를 하다가 많은 손실을 보았고, 사업도 문을 닫았습니다. 괴로워 매일 술을 마시게 됩니다.
답 :
오래 전, 남편이 이혼을 원하는 부부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남편이 중동에서 일해 부쳐준 돈으로 부인이 친정어머니와 제과점을 하다가 망했습니다. 일 년에 한 번씩 오는 남편에게 차마 그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손실을 충당하려고 아파트를 담보로 빚을 내 투자를 했다가 또 망해버렸습니다. 결국 남편이 그 사실을 알고 급히 귀국했는데, 돈이며 아파트며 다 없어지고 빚까지 진 상태인 겁니다.
남편은 매일 술을 먹고 내 돈 내놓으라며 부인을 두들겨 패면서 이혼하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부인은 맞아 죽더라도 이혼만은 안 된다고 버티었고, 결국 저를 찾아와 상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제가 남편에게 ‘내가 이혼서류를 받아서 보관하고 있다가 한 달이 지난 뒤에도 당신이 이혼하겠다면 서류를 줄 테니 한 달 동안 절에 와 살라’고 제안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남편이 절에 들어와 살게 되었는데 저녁마다 술을 먹고 오는 겁니다. 복잡한 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면서 자가용을 탄 사람을 보면 화가 나고, 아파트를 보면 화가 나고 해서 술을 안 마실 수가 없다는 겁니다. 절에서 한 달만 버티면 스님이 이혼시켜 준다니까 오직 이혼서류를 받기 위해 그렇게 매일 술을 마시며 참고 살았습니다. 그렇게 거의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어느 날 그분과 얘기를 나눴습니다.
“몇 살이세요?” “서른일곱입니다.” 그때 저하고 나이가 똑같았어요. “키는 얼마요?” 하니까 186㎝래요. 저보다 16㎝나 더 커요. “학교는 어디 나왔소?” 하니까 연세대 공대 나왔답니다. 저는 대학 문턱에도 못 갔는데. 그 당시에 전 월급도 없는데 백 몇 십만원 받아요. 과거는 제쳐두고 현재 동갑내기 둘이서 앉아 있는데, 모든 조건이 저보다 좋아요. 그런데도 이 사람은 매일 술을 먹고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 괴로워하고 있는 겁니다. 저는 뭐 하나 나은 게 없는데도 괴롭지 않고 오히려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말했습니다. “나이는 37세고 딸 하나 있고 그동안 벌어놓은 돈은 다 날렸고 매일 술 먹고 직장은 위태위태하다. 이게 바로 현재의 당신 모습입니다. 이런 사람이 ‘아이를 친딸처럼 키워 줄 부인을 찾습니다’라고 구혼광고를 내면 얼마나 많은 여성에게서 연락이 올까요?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데 딱 한 사람 있습니다. 누굴까요? 지금의 부인 한 사람밖에 없습니다. 과거를 생각하면 부인이 밉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당신에게 가장 보배스러운 사람은 지금의 부인입니다. 또 과거에 집착해서 현재의 자신을 보면 굉장히 나쁜 처지라고 생각하겠지만 다른 사람과 비교해 보면 처해 있는 현재 상황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그 뒤로 이 분은 부인과 이혼하지 않고 직장 생활 잘하고 아파트도 마련해 잘 살았습니다.
질문자는 지금 부인은 아프고, 아이들은 어린데 사업은 다 망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자꾸 과거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돈 잘 번 때만을 생각하게 되면 그때의 영화를 다시는 회복할 수가 없을 거라고 느껴져 낙담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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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술을 끊어야 합니다. 둘째 절을 많이 해서 몸에 밴 화기를 빼야 됩니다. 그래야 얼굴이 환해지고 인상이 좋아집니다. 셋째, 아이들과 집안의 어려움을 숨기지 말고 충분히 마음을 나누세요. 아이들은 집이 어려울 때 집안 문제를 같이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성장합니다. 그리고 아침에 108배를 하면서 ‘부처님, 제가 그동안 어리석었습니다. 건강한 것은 큰 복입니다. 가정이 화목하다는 것도 복입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기도하세요.
법륜 스님 정토회 지도법사
출처 : 법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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