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즉문즉설 / 최근 북한 동향이 궁금합니다
문 :
최근 북한 동향에 대해서 질문을 드리려고 합니다.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세습되면 북한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향후 통일에는 어떤 영향을 받게 되는지, 우리와 북한과의 관계는 어떻게 변하는지 궁금합니다.
답 :
북한은 우리와 같은 민족이지만 정치 체제가 다른 사회지요. 우리가 뭐라 한다고 해서 북한이 우리 말을 듣는 것도 아니고 영향을 받는 것도 아니라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런 북한하고도 교류와 협력을 하는 게 우리 민족 전체에 이익이 되는지, 모든 걸 단절하고 싸우는 게 우리한테 이익인지 생각해 봐야 하지요.
예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는 왕조 국가니까 외교 관계를 끊어버리는 게 우리한테 이익인지, 왕조 국가라도 외교 관계를 맺고 석유를 수입하는 게 나은지 이걸 잘 봐야 된다는 말이지요. 이건 북한이 잘했다 잘못했다는 얘기가 아니라, 북한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것은 북한 그들의 문제라는 말입니다. 남북 간에 교류와 협력을 하는 게 이익이냐, 북한의 저런 체제하고는 관계를 끊어버리는 게 이익이냐, 이것은 우리가 선택할 문제입니다.
북한이 점점 더 체제가 불안정해지면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그만큼 커지게 됩니다.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통일이 될 가능성은 희박해집니다. 그러니 북한 체제가 어떻든지 그건 우선 차치해 두고, 민족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는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면 좋을지 부터 생각해 봐야 합니다. 북한에 있는 이천만 동포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되겠는가 하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후계자를 아들에게 세습하는 북한 체제가 우리의 관점에서 볼 때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우리가 그 체제를 비난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북한을 비난하는 우리의 모습은 부인이 술 마시고 들어오는 남편을 두고 저 남자는 가정도 안 돌보고 술만 먹고 바람이나 피우고 돌아다니는 나쁜 놈, 죽일 놈 하고 욕하는 것과 같은 수준입니다. 그런데 그 술주정꾼이 내 아이의 아버지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욕을 하면서도 이혼을 안 하는 것은 그래도 남편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낫기 때문이지요.
그것과 마찬가지로 저렇게 골치 아픈 북한이 중국으로 흡수되어 버리면 좋을까요? 북한이 중국에 흡수되는 걸 한국 사람들은 찬성할까요? 아니지요. 북한이 아무리 문제가 많고 애를 먹여도 중국에 흡수되면 절대 안 되고, 우리 민족, 우리나라로 남기고 싶은 거잖아요. 그러니 북한을 비난하는 건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통일 할 수 있느냐를 연구해야 합니다. 싸우는 게 통일에 도움이 되겠느냐, 그래도 교류와 협력을 넓혀 가는 게 통일로 가는 빠른 길이겠느냐, 이걸 고민해야 합니다.
이렇게 볼 때, 후계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것이 앞으로 북한의 체제 안정성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를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누구든 지도자가 바뀌게 되면 북한 시스템이 현재보다는 개방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북한은 당분간 혼란이 가중될 것이고. 그런 혼란을 겪으면서 긍정적으로 변화해 갈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통일의 기회가 주어지기도 하고 분단 고착화로 가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지금 북한은 식량이 없어 사람들이 굶어죽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북한의 정치 체제 같은 것하고는 관계없이 일단 굶주리는 북한 주민을 도와야 합니다. 소말리아에서 사람들이 굶어죽는다면 소말리아가 사회주의든 회교국이든 이런 걸 따지지 말고 일단은 식량을 지원해야 합니다. 이게 바로 인도주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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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스님 정토회 지도법사
출처 : 법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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