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여덟번째 불가사의
사람들이 흔히 돈을 빌릴 때 “나중에 이자 붙여서 줄게.”라는 말을 많이 하지요. 아주 옛날에도 그랬답니다. 인류역사에서 이자에 대한 최초 기록은 ‘돈’이 나타나기 한참 전인 기원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런데 옛날에는 이자가 꽤 비쌌던 모양입니다. 한 기록을 보면 기원전 3세기경 은과 보리를 빌리는데 대한 이자율이 각각 연 33.33%와 연 20%였던 것으로 되어 있으니까요.
우리나라에서도 옛날 농촌에서 봄에 씨앗을 빌려줬다가 가을에 이자를 붙여 되돌려 받았다는 기록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로마시대에는 돈을 빌려주거나 이자를 받는 행위를 도덕적으로 좋지 않게 보았습니다.
특히 중세시대에 들어와서는 이자를 주고 받는 것 자체를 죄악시해 교회법으로 금지하기까지 했어요. 땀흘려 벌지 않은 돈은 죄악이라는 생각때문이었지요. 그 후 종교개혁과 함께 이자를 금지하던 제도가 완화되기 시작했으며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모든 금융거래에서 자연스럽게 이자를 주고받게 된 것입니다.
‘이자’는 현재 소비의 즐거움을 포기한 대가
이자는 돈을 불려주는 마술과 같습니다. 처음에는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시간이 지나면 이자에 따라 돈의 가치는 엄청나게 달라지니까요. 우리가 저축으로 돈을 불릴 수 있는 것도 바로 ‘이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자’는 돈을 불리는데 있어 소중한 친구 같은 존재입니다. 고등학생인 근홍이는 지금 너무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오늘이 1년전에 가입한 정기예금의 만기일이어서 은행을 찾았더니 글쎄 처음에 맡겼던 100만원이 110만원으로 불어나 있는 거예요. 그 사이에 이자가 10만원이나 붙은 것입니다.
지금은 콧노래를 부르고 있지만 꼭 1년전 오늘 근홍이는 고민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몇 달 동안 편의점에서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한 결과 100만원 이라는 거금을 손에 쥐게 된 때문이지요. “이 돈을 어떻게 쓸까?”한참을 고민하던 근홍이는 결국 은행에 저축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친구들에게 ‘냉장고’라고 놀림받았던 핸드폰을 바꿀까?, 아니면 여자친구에게 근사하게 한 턱 쏘고 체면좀 세워봐 … 등등. 정말 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돈을 모으느라 고생한게 너무 아까워서 눈 꼭감고 은행으로 달려갔던 것이지요.
어쨌든 오늘 이렇게 불어난 돈을 보니까 꼭 공돈이 생긴 것 같아 근홍이는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란 없지요. 이와 같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돈이 불어나는 것은 현재의 소비를 희생한 대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자로 받은 10만원은 근홍이가 저축하지 않았다면 누릴 수 있었던 휴대폰, 근사한 식사 등 소비의 즐거움을 포기한 대가인 셈인지요. 그래서 이자란 “안 먹고 안 쓰고 모은 데 대한 보상이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자’를 주는 방법 ‘단리’와 ‘복리’
아마 여러분들도 이미 학교에서 배웠거나 은행에 저축을 해본 경험이 있을 테니까 이자가 무엇인지 그 개념은 잘 알고 있을 거예요. 그런데 은행에서 어떤 방식으로 이자를 주는 것인지를 제대로 알고 있는 친구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자를 계산하는 방법을 잘 알아두면 나중에 여러분이 돈을 불리기 위해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자! 그럼 이자율과 이자를 계산하는 방법을 알아볼까요? 우선 ‘이자율’이란 원금에 대한 이자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100만원에 대한 이자로 원금의 1/10인 10만원을 받는다면, 이자율은 10%가 되는 것입니다. 이자율은 또 ‘금리(金利)’라고도 하지요.
이자를 계산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어요. 원금에 대한 이자만 따지는 ‘단리식(單利式)’과 원금과 함께 불어난 이자에 대해서 또 다시 이자를 지급하는 ‘복리식(複利式)’ 두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단리식’이란 원금에 대해서만 이자를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단리식에서는 몇 년을 맡기든 간에 이자가 늘 일정합니다. 원금이 변하지 않으니까요. 그러니까 100만원에 대한 이자가 1년에 10%라면 1년을 맡겨도, 10년을 맡겨도 해마다 이자는 꼭 같은 10만원입니다.
그런데 ‘복리식’은 이자에 대한 이자까지 준다는 점에서 단리식과 차이가 있습니다. 복리식에 의한 이자 계산은 첫 해에는 단리식과 다를 게 없지만 그 다음 해에는 첫 해에 받은 이자까지 원금에 포함시켜 계산하기 때문에 차이가 나게 된다는 것이지요.
즉, 100만원에 대한 이자가 1년에 같은 10%라도 복리로 계산하면 2년째 부터는 1년 동안의 이자 10만원에 대한 이자 ‘만원’까지 함께 나옵니다. 결국 원금이 100만원에서 111만원으로 불어나는 셈이지요.
단리와 복리의 비교
자 그럼 구체적인 예를 들어 ‘단리’와 ‘복리’의 차이를 자세히 살펴볼까요? 돈 불리는 재미를 알게 된 근홍이는 이자를 제외한 나머지 100만원을 다시 저축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은행을 찾은 근홍이에게 은행 직원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상품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A’라는 상품은 연10%의 이자를 단리로 지급하고 ‘B’라는 상품은 연10%의 이자를 복리로 계산해서 준다고 합니다. 이 경우 근홍이가 각각의 상품에 100만원을 넣고, 10년 후에 찾는 다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우선 ‘A’상품은 단리식으로 이자를 지급한다고 했지요. 그런데 단리법은 다음과 같이 간단한 계산식을 통해 일정기간 동안에 받을 수 있는 총이자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단리식의 이자 = (원금X 이자율 X 돈을 맡긴 기간)’그러니까 근홍이가 10년 동안에 받게 될 총이자는 ‘100만원(원금) X 10%(이자율) X 10년(돈을 맡긴 기간)’, 자 그러면 얼마인가요? 그렇죠! 바로 ‘100만원’입니다. 그러니까 근홍이가 10년 후에 돈을 찾는다면 원금 100만원에 10년 간의 이자 100만원해서 모두 ‘200만원’을 받게 되겠지요.
그런데 ‘B’라는 상품은 복리식으로 계산을 한다고 했어요. 그리고 이자에 대한 이자까지 계산하는 복리식의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복리식의 이자 = 원금 X (1+연이자율)기간’, 그러니까 근홍이가 10년 동안에 받게 될 이자를 이 공식에 따라 계산해 보면 1,593,700원이 됩니다. (귀찮더라도 꼭 한 번 계산해보세요) 어때요? ‘단리’의 이자 100만원과 비교하면 50% 이상 많은 액수이지요.
이렇게 복리식 이자 지급 방식은 늘 이자가 고정되어 있는 단리식에 비해 시간이 지날수록 큰 폭으로 이자가 불어나게 됩니다. 적은 액수이거나 맡기는 기간이 짧을 때는 별 차이가 안 나는 듯 하지만 큰 금액을 오랜 기간 맡겨 놓을 때는 단리와 복리의 이자 차이는 훨씬 더 벌어지게 되어 있어요.
그리고 같은 복리상품이라 할지라도 몇 개월마다 한번씩 이자를 계산하느냐에 따라 만기에 받게 되는 이자도 달라 집니다. 아무래도 6개월마다 한번씩 계산하는 것보다는 3개월에 한번씩 이자를 계산하는 경우가 이자에 이자가 붙는 횟수가 많아지므로 이자를 더 많이 받을 수 있겠지요. 다시 말해, 이자를 얼마만큼 자주 계산하느냐에 따라서도 이자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세계의 여덟번째 불가사의
세계적인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20세기의 인물로 선정한 아인슈타인 박사가 ‘세계의 여덟번째 불가사의’라며 경이로움을 표시한 것이 있습니다. 무얼까요?
세계적인 물리학자답게 우주의 블랙홀 현상이나 시간을 거슬러가는 시간여행과 같은 심오한 주제가 아닐까 생각했다면 실망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바로 ‘복리’입니다.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돈의 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복리’의 위력을 가리켜 아인슈타인 박사는 인간의 가장 놀라운 발명 가운데 하나라고 꼽으며 세계의 여덟번째 불가사의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것입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세계적인 천재마저 감동시킨 마법과 같은 복리의 세계로 들어가 볼까요?
늘 국제뉴스의 중심이 되고 있는 미국의 뉴욕, 그중에서도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맨하탄은 전 세계 금융계의 중심 월가(Wall Street)가 있어 더욱 유명하지요. 그러다보니 맨하탄은 국제경제의 중심부이자 자본주의의 상징처럼 여겨져 9·11 테러의 직격탄을 맞는 아픔을 겪어야 하기도 했습니다.
비록 테러로 인해 ‘쌍동이 빌딩’으로 불리던 세계무역센터 건물은 무너지고 없지만 아직도 맨하탄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고층 빌딩들이 빽빽히 들어서 있습니다. 그래서 맨하탄은 지구촌에서 땅값이 가장 비싸기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그런데 이 맨하탄의 유래와 관련해서 재미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어요. 맨하탄은 본래 인디언 말로 ‘돌 섬’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지명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옛날 맨하탄에는 이곳의 터줏대감인 인디언들이 먼저 자리잡고 있었어요.
그런데 1620년대 들어 유럽의 강대국들이 미국에 식민지 확보 경쟁을 벌이면서 맨하탄에도 네덜란드계 이민자들이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1626년 네덜란드의 서인도 총독이었던 피터 미누이트는 본국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이 살 땅을 마련하기 위해 땅 주인인 인디언들과의 계약을 통해 맨하탄에 대한 소유권을 넘겨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지역에 자기나라 수도 이름을 딴 도시 ‘뉴 암스테르담(New Amsterdam)’을 세우지요. 그런데 나중에 이 도시를 차지하게 된 영국의 Charles왕은 도시 이름을 그의 동생 ‘York 공’의 이름을 붙여 ‘New York’, 그러니까 오늘 날의 ‘뉴욕’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도대체 이 비싼 맨하탄을 사는 데 얼마나 들었을까요? 1626년 당시 네덜란드인들이 인디언에게 맨하탄의 대가로 지급한 돈은 고작 60길더(24달러), 그것도 현금이 아닌 장신구와 구슬로 대신했습니다.
그렇다면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 맨하탄의 값어치는 얼마나 될까요? 맨하탄의 땅값은 무려 600억달러에 달합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단돈 24달러에 맨하탄을 팔아치운 인디언들의 어리석음을 비웃고는 하지요.
마술과 같은 ‘복리효과’
그렇지만 마술과도 같은 ‘복리’의 세계에서는 이 결과가 전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요.
1989년 유명한 투자전문가 피터 린치는 당시 인디언들이 땅값으로 받은 물건을 현금으로 바꾼 다음 연리 8%의 복리식으로 이자를 주는 채권을 샀다면 그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24달러에 대해 매년 이자가 지급되고 그 다음해에는 불어난 이자에 대해서도 이자를 지급하는 복리로 계산하면 360년이 지난 1989년 현재 인디언들의 원금 ‘24달러’는 ‘95조달러(약 11경원)’라는 천문학적 금액으로 불어나 있을 것이라는 거예요.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인 미국 연방정부의 1년 예산이 2조달러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실로 어마어마한 금액이지요. 그러니까 지금의 맨하탄을 모두 사고도 돈이 남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면서 피터린치는 89년을 기준으로 6백억 달러에도 못 미치는 맨하탄의 땅값과 비교해 볼 때 “과연 누가 어리석은 것인가?”라고 반문합니다. 하지만 원금에만 이자를 지급하는 단리로 계산하면 8% 일때 9,771달러, 10% 일때는 9,952달러에 불과합니다.
이처럼 복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단리와 엄청난 차이를 보입니다. 또 같은 복리라도 단 1% 차이가 나중에는 커다란 차이를 만들게 되지요. 그래서 마치 요술을 부려 돈을 불어나게 하는 것 같다고 해서 복리의 효과를 ‘복리의 마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꼭 새겨야할 복리의 교훈은 단순히 단리상품보다 복리상품에 가입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요즘에는 단리식으로 이자를 주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요.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최대한 일찍 시작해서 오랜 기간 저축하라는 거예요. 가능하면 여러분처럼 젊을 때부터 저축을 시작하고, 또 만기가 되기 무섭게 저축한 돈을 찾아쓰기 보다는 그 돈을 계속해서 저축하는 사람만이 복리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마법과 같은 복리효과는 참으로 많은 인내와 노력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복리효과를 누리는 사람은 미래를 위해 한그루 나무를 심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요.
여러분 나무는 ‘식목일’에 ‘산’에만 심는 것이 아닙니다.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저축’이라는 나무를 키워보세요. 그리고 그 나무가 커서 풍성한 열매를 맺는 데 ‘복리’가 더없이 훌륭한 거름이 되어 줄 것입니다. 다음에는 돈 불리기의 또 다른 친구 ‘투자’를 만나 볼께요.
재미있는 '이자' 이야기 - 72의 법칙(72 Rule)
『72의 법칙』은 복리식 계산을 바탕으로 원금이 2배로 불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할 수 있는 공식입니다. 계산은 아주 간단해요.
‘72’를 이자율로 나누면 되는 데, 예를 들어 10만원을 6%의 금리를 주는 상품에 가입하면 20만원이 되기까지 12년(72/6)이 걸리게 됩니다.
마찬가지로『72의 법칙』은 자신이 원하는 돈을 불리기 위해 어느 정도의 이자를 주는 상품에 가입해야 하는 지도 알려주지요.
그러니까 지금 가진 10만원을 5년 후에 2배로 만들고 싶으면 매년 몇%의 이자를 받아야 하는 가를 따져볼 수 있는 것입니다. 72를 5로 나누면 ‘14.4’가 되지요. 즉 매년 14.4%의 이자를 주는 상품에 가입해야만 5년 후에 20만원을 손에 쥘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고정금리와 변동 금리
예전에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는 광고카피가 인기를 끈적이 있어요. 마찬가지로 금리도 변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시장상황에 따라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는 금리를‘변동금리’라고 하고 반대로 금리가 변하지 않는 경우를‘고정금리’라고 합니다.
변동금리는 경제환경이 변하면 금리도 주기적으로 변하도록 한 것이데요, 매달 또는 3개월, 6개월, 1년 마다 시장상황에 따라 금리가 달라지지요. 최근의 금융상품들은 대부분 변동금리인 경우가 많습니다.
- 박철 선생님경제이야기 중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