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제글을 읽으시기 전에 메이플짱님에 대한 저의 입장을 밝히고져 합니다.
저는 이 포럼이 건전한 의견의 교환을 나누는 장이 되길 바랍니다.
누구나 서로 다른 의견을 피력하고,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메이플짱님도 그런 분중의 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개진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만약 글 내용에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욕설 등을 사용하면서 글을 작성했다면 저를 포함한 누구나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분명 어떠한 의견의라도 개진되어 져야한다고 봅니다.
메이플짱의 생각은 나름대로 일리가 있고 충분히 생각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항상 결론을 먼저 세워놓고 이야기하기 보다는 모든 것에 대해 반대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집을 사건 팔건, 복덕방에서 가서 한곳에서는 팔러 왔다고 하고 가격을 묻고, 다른 곳에 가서는 사러왔다고 해서 가격을 물어보라고 합니다. 또 한곳에서는 이 동네보다 저 동네 가 좋아보여 저쪽 동네 아파트를 산다고 하고, 반대로 저동네가서 똑같이 물어보면 두동네 아파트 장단점을 모두 알 수 있습니다(항상 복덕방 주인은 자신의 동네 장점과 다른 동네 단점을 이야기해주니까요)
여러분들도 마찬가지라 봅니다. 장래에 아파트 값이 내린다고 저 의견 뿐 만 아니라 반대 의견도 귀를 기울여 봐야합니다. 그리고 무엇이 옳은지도 생각해 봐야합니다.
지금부터 메이플짱에 대한 어떤 비난이나 인식공격을 삼가해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이 글 아래의 원성철님 글과 같이 그냥 담담하게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안녕하십니까?
먼저, 며칠 전 제가 올린 [아파트 빵원에 대한 저의 의견] 글에 대해 여러분들이 보여주신 뜨거운 관심에 대해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하지만 몇몇 분들은 저의 글 내용에 대해 오해를 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추가적으로 글을 올립니다.
가장 큰 오해는 마치 저의 의견이 "아파트 값은 당장 폭락하여 빵원이 되니까 빨리 팔아라"는 뜻으로 이해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댓글에,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잠을 주무시지 못한다는 분...)
● 재건축 아파트가 비싼 이유는?
재건축 아파트를 보면 평당가격이 일반 아파트 보다 비쌉니다. 개포동의 낡은 아파트들이 그러하고, 수도관에서 녹물이 나오는 은마아파트가 그렇고, 오늘 당장 갑자기 허물어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가락 시영 아파트들이 그런 예입니다.
왜 이런 아파트 가격은 비쌀까요?
재건축을 하기 때문이라고요?
그렇다면 멀쩡한 아파트 재건축한다고 이야기해서 가격을 올리면 안되나요?
평당 7천만원이나 하다 최근 경매에서 3천6백에 낙찰된 삼성동 아이파크도 재건축하면 다시 7천 만원으로 올라갈까요?
● 재건축 아파트의 비밀 - 용적율
재건축 아파트는 재건축을 하기 때문에 비싼 것이 아닙니다. 재건축 아파트가 비싼 이유는 재건축을 하면 용적율(=아파트 연면적/대지 면적)이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저층 재건축 아파트들은 용적율이 140~200%정도 입니다. 이런 아파트를 재건축하면 250~300%까지 올라갑니다.
따라서 이런 저층 아파트를 재건축하면 아파트 면적이 거의 2배가 됩니다.
역사상 가장 수지 맞은 재건축은 몇년전 김포공항 가는길에 있었던 주공아파트입니다.(정확한 동이름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재건축 후 살고 있는 아파트의 2배가 넘는 새아파트를 받고도 현금으로 1~2억을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용적율이 너문 낮았기 때문입니다.(혹시 이 아파트가 있었던 동이름 아시는 분 리플 달아주세요)
사실 여기까지는 여러분들이 모두 아는 이야기입니다.
● 용적율은 누가 결정하나?
문제는 용적율입니다.
현재 용적율보다 높은 용적율을 받을 수록 이익이니까요.
하지만 무한적 용적율을 올려주지는 않습니다. 정부에서는 모든 땅에는 1종, 2종, 3동 등 등급을 매기고 이에 따라 용적율을 결정합니다. 아파트의 경우 최고 300%를 넘지 못하지만 상업지에 있는 주상복합은 900%도 됩니다.
● 용적율이 높은 아파트의 경우는?
만약 용적율이 250%인 아파트가 용적율 250%로 재건축을 한다면, 아파트 철거비와 건축비는 100% 아파트 주인들이 내어야 합니다. 이 경우가 바로 아파트 건물값은 빵원이고, 땅값만 남는 경우입니다.
문제는 이런 경우입니다.
90년대 1기 신도시가 노후화되어 안전에 문제가 생기는 2020~2030년 정도를 가정해봅시다. 물론 아파트 수명이 50년이라면 2040년대가 되겠지요.
이런 아파트는 대부분 용적율이 더 이상 늘어날 여지가 없습니다.
만약 용적율이 더이상 늘어나지 않는다고 하면, 그 아파트 가격은 결국 땅값에 수렴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땅값에 아파트 철거비용을 빼야하겠지요. 왜냐하면, 이곳을 재건축 하느니, 같은 가격에 주변의 땅을 사면 철거를 하지 않고도 공사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은마아파트의 경우 용적율이 197%, 타워팰러스는 919%입니다.
은마아파트의 경우 아직 여지가 있으나, 타워팰러스의 경우 용적율이 더 올라 가기는 힘들다고 봐야지요,
신도시는 대부분 200%전후이나 쾌적성을 고려하여 더 이상 올려줄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합니다. 최근 리모델링하면서 10%를 더 지을 수 있도록 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 용적율이 올라가지 않아도 재건축을 할 것인가?
1기 신도시(1990년) 이전에 지은 아파트들을 대부분 용적율이 올라 갈 소지가 있기 때문에, 모두 재건축이 되리라 봅니다. 하지만 1기 신도시 이후에 지은 아파트들은 재용적율이 올라갈 수 없다고 보는 편이 옳습니다.
물론 정부가 정책을 바꾸어서 용적율을 올려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저께 글에서도 이야기했듯이 41세 인구가 31년 후(1940년대)에는 절반으로 됩니다.
물론 저의 생각이긴 하지만, 이정도 되면 개건축해야할 아파트들은 페허로 내버려둘 가능성이 커진다고 봅니다. 즉 인구 감소에 따라 자연적으로 소멸되는 아파트들이 생겨나기 시작할 것으로 봅니다.
일본의 경우는 이미 이런 곳이 있습니다. 아파트 전체가 통채로 비어있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아파트는 특성상 공동 관리비를 내어야하는데, 1/3이나 1/2이 비게되면 남은 사람이 이 공동 관리비를 부담하게 되므로 일단 빈집이 생기기 시작하면 빠르게 빈집이 늘어납니다.
● 인구가 줄어드는 도시의 주택은 어떻게 되나?
인구가 줄어드는 도시에는 어떤 일이 생길까요?
제글을 보면 미국의 디트로이트를 자주 언급하고 있는데, 디트로이트는 미국의 3대 자동차 본사와 공장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 비유하면 현대자동차, 상성자동차, 대우 GM자동차 공장이 몰려있었던 도시입니다. 그래서 미국에서 한때 가장 부유했던 도시입니다.
하지만 일본과 한국의 자동차로 인해 점차 몰락하면서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이곳은 1달러면 살수 있는 집들이 부지기수로 많습니다. 한번 보고 싶으면 유튜브(http://www.youtube.com/results?search_query=Detroit%27s+Ghetto)에 들어가 보세요. 참고 적으로 여기에 나오는 집은 디트로이트의 도심지(가장 중심에 르네상스 빌딩이라는 70층 건물이 있습니다. GM본사이기도 하고요)에서 반경 8마일(12Km)내의 지역입니다. 변두리는 절대 아닙니다. 디트로이트 변두리는 부자들이 삽니다. 인구가 줄어들면 도시의 집들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사실 이런 상황은 굳이 미국 디트로이트까지 가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있기 때문입니다.
몇년전 KBS 인간 극장에서 본 이야기입니다.
전라도 목포시에 사는 부부가 아이 몇명을 키우는데 집이 없습니다. 그런데, 목포시 변두리 농촌에 빈집(단독주택)들이 무지하게 많더군요. 그냥 아무 집이나 들어가 주인이 없는 집에 살더군요. 주인들은 집을 버려두고 도시로 떠나가서 살기 때문에 빈집으로 버려둔 것입니다. 2012년 현재는 지방도시 변두리에나 있을 일이, 2040년에는 아마도 왠만한 도시에도 있을거라고 봅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신도신인 타마 신도시도 지금은 한창때의 인구의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파트가 비어있는 곳이 많습니다.
● 아파트 가격이 내리니까 곧 팔아야 하나?
아파트가 빵원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빨라도 30년 후의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폭락할 것 같아 잠을 못 주무신다는 분도 있습니다.
너무 겁먹지 마십시오.
자동차를 오늘 사서 내일 팔면 분명 가격이 내립니다. 한달 후에 팔면 더 낮은 가격 밖에 못받습니다. 1년 후에 팔면 가격이 더 내려갑니다.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주택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2008년까지는 우리나라 주택 가격은 오래될 수록 가격이 점차 비싸졌습니다. 재건축을 할 때면, 그 아파트 일생동안 가장 비싼 값을 받습니다. (http://cafe.daum.net/kseriforum/7ofT/17123 <=== 이글 아랫부분 참조)
하지만, 이제는 정상적으로 가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폭팔적으로 늘어났던 수요(인구)가 이제는 거의 안정기에 접어 들었고, 앞으로는 감소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파트 가격도 자동차 가격처럼 오늘 산 아파트는 내일이면 내려가고 1달 후면 더 내려가고, 1년 후면 더 내려갈 것입니다.
자동차 수명이 다되면 빵원입니다. 당연히 아파트 수명도 다하면 빵원이 됩니다. 다만 땅값이 남겠지요.
자동차가 페차될 때 고철 값으로 5만원 정도는 받을 수 있듯이 아파트도 수명이 다하면 땅값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포항제철의 철이 남아돌아 고철을 사가는 사람이 없으면 5만원도 못받습니다.
마찬가지로, 아파트도 그 자리를 개발할 사람이 나서지 않는 한 팔리지 않습니다. 그러면 빵원이 됩니다.
혹자는 아파트 땅 지분 만큼 나누어 농사라도 짓겠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습니다. (윤상원씨가 빵원이라고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집단건물의 땅은 건물에 속하기 때문에 건물이 사라지면 소유권도 사라진다는 이야기입니다.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이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 아파트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야 합니다.
인구가 늘어나던 시절과 인구가 줄어드는 시절. - 지금은 이 두 시절의 중간 쯤입니다.
그리고 많은 것이 변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파라다임의 변화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운동 경기로 말하면 게임 룰이 180도로 변하고 있다고 봐야죠.
지금까지의 아파트(부동산)은 돈을 벌어주는 가장 좋은 수단이었습니다.
향후의 아파트는 주거하는 장소입니다. 그리고 자동차처럼 시간이 지나면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존재입니다. 좀더 나아간다면 소유하는 사람이 손해를 볼 수 있는 존재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거품이 별로 들어가지 않은 지방 아파트라면 굳이 팔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거주하고 아파트 가격이 내려가는 만큼 월세를 지불해야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선진국은 다 그렇게 삽니다.
물론 세월이 지나면서 미국의 모기지 사태 이전이나 스페인의 최근 사태 이전 처럼 터무니없이 아파트 가격이 일시적으로 또 오를 수 있습니다. 그때는 아파트 때문에 한 재산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아파트가 폐기되며(물론 용적율 상향이 되지 않는 가는 가정하에서) 자동차 폐기처럼 건물값은 빵원이 되는 것을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 결론
이야기를 중간에서 몇번 끊었다 썼더니 글이 길어졌네요.
결론으로 요약해 봅시다.
재건축이라는 것은 용적율이 올라갈 때, 가능한 것입니다.
물론 땅의 위치가 아주 좋다면, 용적율이 올라가지 않아도 재건축할 수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건물 값은 빵원이고, 땅값만 남습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사실은 4,5십년 후 인구가 줄어드는 마당에 재건축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은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제 의견을 물어보신다면 재건축 대신 새로운 도시나 지역로 부자들이 이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예가, 서울 강북 사람이 강남으로 갔고, 분당의 부자들이 새 아파트가 있는 판교로 이사갔습니다. 동탄1신도시의 사람들은 지금 분양하는 동탄2신도시로 옳아가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세종시나 송도 신도시도 유망하다 할 수 있지요. 단군 역사 이래 최대의 공사인 용산의 32조 공사가 끝나면 강남의 부자들이 용산으로 갈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면 타워팰러스 재건축은 물건너 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파트가 빵원이 되는 것은 앞으로 빨라야 30년 후이니까, 걱정 마시고 편히 주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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