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을 편안하게 모시는 58가지 방법40 : 백창화
출판사 : 도서출판 사람과 사람
우울할 때면 고향을 찾아 가자
나이든 후의 고독은 죽음에 이르는 고약한 병이라 한다.
'사람은 결국 혼자 죽는다'고 파스칼은 애써 태연했지만
「25시」의 작가 게오르규는
'고독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고통으로 죽음과 같다'고 절규하듯 말했다.
사는 동안 사람에겐 몇 번의 고비가 있지만 노년에 찾아오는
소외감과 고독감은 혼자 해결해 나가기에 벅찬 것이다.
누군가가 옆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결국 죽음으로까지 이르게 되는 무서운 병이다.
만약 부모님이 평생을 해 오신 일에서 은퇴하였거나 평생의 반려자와 사별했다면
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시달리게 된다.
이런 스트레스는 쉽게 해소되지 않고 육체적인 질병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 위궤양, 암 등으로 마음과 몸이 모두 황폐해져 노년을 불행 속에서 지낼 수 있다.
존 홉킨스 대학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않고
가슴에 묻어 둔 사람은 암이나 자살 같은 더 큰 사고에 직면하게 된다고 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우울증에 빠진 노인을 그대로 방치했을 때
7명 중 1명이 자살을 기도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부모님이 우울해 하신다면 쉽게 지나쳐서는 절대 안 된다.
우울증에 걸리면 수면 장애와 함께 음식을 잘 섭취하지 못하고
신경증적인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쉽게 알 수 있다.
시일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으면 우울증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갖고
상태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우울증에 걸리면 불안해하고 안정감이 없어진다.
쓸데없는 생각이 자꾸만 떠올라 괴롭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처럼 무기력하게 느껴지고 판단력이 흐려진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사람들이 나를 귀찮아한다고 생각한다.
별일 없이 얼굴이 화끈거리고 진땀이 난다.
전보다 부쩍 화를 많이 낸다.
부모님에게 이런 증세가 계속된다면 한 번쯤 고민할 필요가 있다.
고독과 우울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 드리기 위해서는 온 가족이 힘을 합쳐야 한다.
떨어져 사는 가족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고 다함께 식사 자리를 마련한다.
모처럼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화목한 시간을 보내고
손자들의 재롱을 즐기다 보면 기분이 다소 나아지게 된다.
자주 찾아올 수 없을 만큼 먼 곳이라면 하루에 한 번 전화를 드리는 것이 좋다.
안부 전화 한 통화에 부모님은 생기를 찾는다.
자주 우울한 얼굴을 하고 침묵에 빠져든다면 사소한 것이라도 자주 질문을 드린다.
말을 많이 하다 보면 우울한 기분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함께 모시고 여행을 가는 것도 좋다.
평소 멀리 살고 있어 만나기 힘들었던 딸이나 아들집을 함께 방문하는 것은 어떨까?
또는 옛 친구나 친지들이 살고 있는 고향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부모님에게는 언제나 가슴속에 살아 있는 고향을 방문함으로써
마음의 안정을 찾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의 상처가 지나온 인생에서 보면 별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함께 여행하는 손자들에겐 미처 알지 못했던 고향의 냄새를 맡게 하고
뿌리에 대해 생각해 보는 좋은 시간이 된다.
여행하는 동안 부모님은 과거를 정리하고 남은 생에 대한 새로운 각오나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우울증이라고 판단되었을 때 혼자 내버려두는 것은 위험하다.
우울증이 심해지면 더 이상 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갖가지 망상증에 시달리면서 자살을 꿈꾸기도 한다.
이럴 때는 부모님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해 드리자.
우울증은 존재에 대한 상실감과 허탈감에서 오는 것이 대부분이므로
언제나 가족들이 염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덜 외로워진다.
참고로 고려대 의과대학에서 개발한 '한국형 노인 우울 척도'를 살펴보자.
고려대 의과대학 부속 구로병원 정신과를 찾아온 환자 가운데
노인 우울증으로 진단된 1백18명과 정상인 2백59명을 비교하여
한국 노인에게 적합한 30 문항의 우울 척도를 뽑아 낸 것이다.
이 가운데 17개 이상의 항목에 '그렇다'는 응답을 보이면 우울증으로 진단된다.
1. 쓸데없는 생각들이 자꾸 떠올라 괴롭다 /예
2.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처럼 무기력하게 느낀다 /예
3. 안절부절하고 초조할 때가 자주 있다 /예
4. 밖에 나가기보다는 주로 집에 있으려 한다 /예
5. 앞날에 대해 걱정이 많다 /예
6. 지금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이 참 기쁘다 /아니오
7. 인생은 즐거운 것이다 /아니오
9. 예전처럼 정신이 맑다 /아니오
10. 건강에 대해서 걱정한 적이 별로 없다 /아니오
11. 내 판단력은 여전히 좋다 /아니오
12. 내 나이의 다른 사람들 못지 않게 건강하다 /아니오
13.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아니오
14. 정말 자신이 없다 /예
15. 즐겁고 행복하다 /아니오
16. 내 기억력은 괜찮은 것 같다 /아니오
17. 미쳐 버리지 않을까 걱정된다 /아니오
18. 얼굴이 화끈거리고 진땀이 날 때가 있다 /예
19. 농담을 들어도 재미가 없다 /예
20. 예전에 좋아하던 일들을 여전히 즐긴다 /아니오
21. 기분이 좋은 편이다 /아니오
22. 앞날에 대해 희망적으로 느낀다 /아니오
23. 사람들이 나를 싫어한다 /예
24. 잘못에 대하여 항상 자신을 탓한다 /예
25. 전보다 화가 나고 짜증이 날 때가 많다 /예
26. 전보다 내 모습(용모)이 추해졌다고 느낀다 /예
27. 어떤 일을 시작하려면 예전보다 힘이 든다 /예
28. 무슨 일을 하든지 곧 피곤해진다 /예
29. 요즈음 몸무게가 많이 줄었다 /예
30. 이성에 대해 여전히 관심이 있다 /아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