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서 17분만에 되찾은 지갑… 홍콩관광객 "Korean, so nice!"
오로라 기자
경찰에 지갑 건낸 20대 연인, 사례할 때 필요한 이름 안남겨
지난 17일 오후 10시쯤 쇼핑백을 든 채 서울 명동 노점상에서 군것질을 하려던 홍콩인 추웡얀(朱永恩·32)씨는 정신이 아뜩해졌다. 외투 주머니에 있어야 할 지갑이 아무리 찾아도 없었던 것이다. 그 속엔 7500 홍콩달러(약 108만원)와 한화 4만원이 들어있었다. 친구와 함께 명동파출소를 찾은 추씨는 "여권과 카드도 들어있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그 시각 명동성당 근처에서 야간 순찰 중이던 경찰관에게 연인인 듯한 20대 남녀가 다가왔다. 두 사람은 "돈이 많이 들어있는 지갑을 주웠다"며 두툼한 검은색 가죽지갑을 건넸다. 경찰이 열어봤더니, 그 속에는 상당한 금액의 외화 등 현금 외에도 지갑 주인으로 보이는 홍콩인의 신분증, 여권, 그리고 신용카드 두 장이 들어있었다.
▲홍콩 관광객 추웡얀(朱永恩·왼쪽)씨가 서울 명동에서 잃어버린 지갑을 되찾은 뒤 경찰관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명동파출소 제공
이름과 연락처를 남기라는 경찰의 말에 커플은 손사래를 쳤다. 이들은 '6개월간 분실물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습득자가 소유권을 갖게 된다'는 경찰의 설명을 듣고서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단정한 남색 외투를 입고 있던 청년은 여자 친구의 손을 꼭 잡은 채 "사례금은 필요 없습니다. 지갑 주인만 꼭 좀 찾아주세요"라는 말을 남기며 떠났다.
오후 10시 17분쯤 명동 일대를 순찰 중이던 경찰들에게 "홍콩 관광객이 지갑을 분실했다"는 무전이 떨어졌다. 커플로부터 지갑을 건네받은 경찰관이 명동파출소로 달려갔다. 여권 사진과 개인 정보를 대조해보니 추씨 것이 맞았다. 지갑을 받아든 추씨는 "So fast!(이렇게 빨리)"라며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지갑 내용물을 확인한 뒤 광둥어와 서툰 영어를 섞어가며 "Everything is here(물건이 그대로 다 있네)" "Korean so nice!(한국인 정말 멋지다)"라고 말하며, 친구와 손뼉을 마주쳤다.
흥분을 가라앉힌 추씨는 '지갑을 습득한 사람은 어디 있느냐'며 지갑에서 돈을 몇 장 꺼냈다. 경찰관이 "그들은 이미 떠났고 이름도 연락처도 없다"고 하자 추씨는 "Too bad!(너무 안타깝다)"라며 실망했다. 추씨와 친구는 파출소를 나갈 때까지 몇 번이나 "Thank you"라고 인사했다.
출처 : chosun.com 뉴스>사회>사건․사고 - 입력 : 2015.03.19 03:00 | 수정 : 2015.03.1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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