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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남북이산가족 상봉(2015.10.20)

good해월 2015. 10. 21. 07:49

<이산상봉> 이산가족 단체상봉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첫날인 20일 오후 금강산면회소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이산가족들이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이후 1년8개월만에 열리는 이번 제20차 이산가족 상봉은 북측 방문단 96가족이 남측 가족과 상봉하는 1차(20~22일)와 남측 방문단 90가족이 북측 가족과 만나는 2차(24~26일)로 나뉘어 진행된다. 2015.10.20

 

 

"40년동안 제사 지냈는데"…이산가족, '눈물의 상봉'

[the300](종합)박근혜정부 2번째 이산상봉, 20개월 만에 재개

제20회 이산가족상봉행사 1회차 상봉 첫날인 20일 오후 남쪽 아들 오장규씨(오른쪽)가 강원도 고성군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북쪽 아버지인 오인세(왼쪽)씨를 만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아버지의 자식으로 당당히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태어나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버지를 만난 아들 오장균씨(65)의 첫 마디였다. 충청북도 청원 가덕리에 살던 오씨의 부모 오인세 할아버지(83)와 이순규 할머니(85)는 지난 1949년 말 결혼 후 6개월 20일 만에 생이별을 했다. 1950년 6월 동네사람이 오 할아버지에게 열흘만 훈련 받으면 된다고 해서 길을 나섰던 게 마지막이었다.

당시 엄마 뱃속에 있던 오씨는 65살이 돼서야 아버지를 안을 수 있었다. 그리고 오씨는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큰절을 올렸다.

20일 박근혜정부 2번째이자 지난해 2월 상봉 이후 20개월만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진행됐다.

우리측 이산상봉대상자 96가족, 389명은 이날 예정보다 1시간쯤 늦은 오후 1시30분에야 금강산에 도착했다. 상봉단은 서로 "알아볼 수 있을까?", "얼굴이 어떻게 생겼나 궁금하다"는 등 60여년 만에 혈육을 만난다는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이산상봉 첫 행사인 단체상봉은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진행됐다. 오후 3시20분쯤 먼저 면회소에 도착해 있던 남측 상봉단은 기대에 찬 표정으로 북측 가족들이 들어올 입구만 쳐다보고 있었다.

이어 오후 3시30분이 되자 "북측 가족들이 입장한다"는 안내방송과 함께 '반갑습니다' 음악이 장내에 흘러 나왔다. 동시에 북측 가족들이 면회소 안으로 들어왔고, 상봉장은 순식간에 '울음바다'로 변했다.

한국전쟁 당시 실종됐던 아버지 손권근 할아버지(83)를 만난 손종운씨(67)는 아버지를 알아보지 못했다. 자신의 명찰과 아버지가 찬 명찰을 확인하고 나서야 둘은 부둥켜안았다. 1972년 결혼을 한 이후 40여년 간 아버지의 제사를 지내왔던 손씨였다.

북측의 오빠 리흥종 할아버지(88)와 만난 남측 여동생 이흥옥 할머니(80)는 휠체어를 탄 오빠가 상봉장에 들어서자마자 한 눈에 오빠를 알아봤다. 이 할머니는 2살 때 헤어져야만 했던 리 할아버지의 딸 이정숙씨(68)와 함께 했다.

그러나 오랜 헤어짐으로 리 할아버지는 딸의 얼굴을 잘 알아보지 못했고, 이 할머니가 정숙씨를 가리키며 "오빠 딸이야. 딸"이라고 말하고 나서야 두 눈을 붉히며 딸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북측 정세환 할아버지(87)를 만난 딸 신연자씨(65)는 "엄마 살아 있어. 우리 아버지구나"라고 오열했다. 충남 공주에서 살았던 정 할아버지는 1950년 마을 모임에 간다며 나간 뒤 돌아오지 못했다. 당시 신씨는 생후 한 달째였다. 신씨의 어머니인 이영례 할머니(87)는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해 이날 상봉에 함께하지 못했다.

제20차 이산가족상봉행사를 하루 앞둔 19일 저녁 강원도 속초시 한화리조트에서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와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김남규 할아버지가 방을 찾아 격려인사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녀 최고령인 권오희 할머니(97)와 김남규 할아버지(96)도 각각 북측의 의붓아들 리한식씨(80)와 여동생 김남동씨(83)와 만났다.

김남규 할아버지는 고령으로 귀가 어두워 60여년 만에 만난 가족들을 안타깝게 했다. 여동생인 김남동 할머니는 김 할아버지에게 "김남규 오빠가 옳은가(맞느냐)?"고 물었지만 김 할아버지는 그 물음을 알아듣지 못했다. 김 할머니는 한동안 말없이 김 할아버지의 두 손을 꼭 잡았다. 김 할머니는 북한에서 김일성종합대학대학을 졸업한 후 의사생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0년 상봉 당시 친형인 조주경씨를 만난적 있던 조주찬 할아버지(83)는 이번 상봉에선 형수 림리규(85)씨와 조카 조철민씨(49)를 만났다. 조 할아버지가 림씨에게 "철민이가 지금 보니까 나를 닮았어 형수"라고 말해 웃음꽃이 피기도 했다.

일부 가족들은 고령에 따른 건강 악화로 단체 버스가 아닌 구급차로 금강산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북측 김형환씨(83)의 남측 여동생 김순탁 할머니(77)는 천식 증세가 악화돼 산소마스크를 착용한 채 구급차로 이동했고, 북측 염진봉씨(84)의 여동생 염진례 할머니(83)도 허리디스크가 악화돼 구급차로 이동했다.

한편 상봉단은 이날 단체상봉에 이어 오후 7시30분부터 환영만찬을 끝으로 이산상봉 첫 날 공식행사를 마무리했다.

이들은 다음날인 21일에는 △개별상봉(오전 9시30분~11시30분) △공동중식(낮 12시30분~오후 2시30분) △가족단위 상봉(오후 4시30분~6시30분)을 갖는다. 마지막날인 22일에는 오전 9시30분부터 두 시간 동안 작별상봉을 끝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이어 오는 24일부터 열리는 2차상봉은 1차상봉과 같은 일정으로 진행된다. 다만 2차상봉 중 일부 행사는 이산가족면회소가 아닌 금강산 호텔과 외금강 호텔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2차 상봉에서는 남측 방문단 250여명과 북측 180여명이 만난다.

출처 : 이상규(청산거사)
글쓴이 : 풍류논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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