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産 군용기 56대 수출… 쏘나타 5만6000대 판 셈
사천=장상진 기자 | 2016/03/03 00:52
지난달 29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항공기동. 축구장 2배 크기 공장 안에 연두색의 군용기 30여대가 늘어서 있었다. 기체(機體) 한 대당 4~5명의 직원들이 밀착해 나사를 조이고 전자(電子)장비를 설치하느라 분주했다. 군용기 중에는 꼬리날개에 필리핀 국기(國旗)가 찍힌 FA-50도 있었다. 2014년 3월 이 전투기 12대를 4억2000만달러(약 5100억원)에 구매 계약한 필리핀 공군은 2대를 이미 인도받았다. 필리핀에 보낼 군용기 잔여 물량과 이라크 수출분에 대해 최종 생산 공정 작업이 한창인 것이다. 이곳에서는 매월 4~5대의 항공기가 생산된다.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수출로 총매출의 62%
국내 유일의 항공기 개발·제작 회사인 KAI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6% 성장한 2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77% 오른 285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신규 수주 물량만 10조원어치로 신장률이 416%에 달했다. 1999년 10월 삼성항공과 대우종합기계, 현대우주항공 등 3사의 항공 부문을 통합해 출범한 KAI는 최근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603/03/2016030300140_0.jpg)
2000년 당시에는 총매출의 86%를 국방부 사업에서 번 내수(內需) 기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총매출의 62%를 해외 수출로 벌었다. 안영수 산업연구원(KIET) 박사는 "남북한 대치라는 특수 상황 속에서 군(軍)의 고성능 제품 요구를 맞춰주는 과정에서 기술력을 갖췄고 2013년 취임한 하성용 사장이 유례없이 직접 해외 영업을 뛰면서 수출 활로를 개척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603/03/2016030300140_1.jpg)
조연기 전략기획본부장은 "내년에 시작되는, 1차 생산 물량만 350대, 약 10조원 규모의 미 공군 고등훈련기(T-X) 사업이라는 '진짜 큰 장'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이 앞으로 구매할 가상 적기(敵機), 해군 물량 등을 감안한 최종 예상 물량은 1000대로 38조원어치에 달한다. KAI는 미국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T-50 개량형으로 이 사업에 도전한다. 보잉-사브, 노스럽-BAE 컨소시엄 등이 경쟁 상대다. KAI는 이 프로젝트 수주 성공으로 31조원의 산업기술 파급효과와 18만명의 추가 고용을 기대한다.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우주항공산업 키워야"
상장(上場) 기업인 KAI의 1대 주주는 정부(산업은행 26.8%)이다. 정부는 작년 10월 산업은행이 보유한 KAI를 포함한 비(非)금융사 91곳의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하지만 올 초 KAI의 대주주이자 유력 인수 후보이던 한화테크윈과 두산그룹 자회사 DIP홀딩스가 유동성(현금 흐름) 위기 등을 이유로 잇달아 기존 보유 지분마저 매각함에 따라 KAI의 민영화 작업은 제동이 걸렸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KAI는 실적과 전망이 모두 양호하고 '항공산업 육성'이라는 정부 방침에 부합하는 회사"라며 "다만 KAI를 인수해 시너지를 낼 만한 국내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데다 내년도 T-X 사업 수주를 앞두고 정부 지분율 조정이 어려워 매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주항공산업은 미래형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T-50 1대를 팔면 쏘나타 1000대를 파는 효과가 생긴다. 일반 제조업에 비해 수(手)작업 비중이 높아 고용 창출 효과가 크고 임금 수준도 높다.
조진수 한양대 교수(기계공학과)는 "이스라엘처럼 정부가 KAI 지분을 과감하게 늘려 지원하거나 유력 대기업이 인수해 장기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우주항공산업을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국으로행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만장일치 채택 (0) | 2016.03.04 |
---|---|
[스크랩] 오준 유엔대사, 안보리 회의장서 한국어로 "김정은, 이제 그만하라" 깜짝 연설 (0) | 2016.03.04 |
[스크랩] 11년 만에 통과.. 북한의 인권침해 낱낱이 기록한다 (0) | 2016.03.03 |
[스크랩] 한국 외교장관 "북한은 인권 `블랙홀`, 국제사회가 주민 보호 나서야" (0) | 2016.03.03 |
[스크랩] 취임 후 最高의 연설, 김정은이 主敵임을 분명히 하다! (0) | 2016.03.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