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혼밥·혼술·혼영·혼행… 나 홀로 문화 확산에 '자발적 고립' 즐기는 사람들
아무 말도 하지 않을 자유,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을 자유를 찾아 혼자 떠나는 사람들. ‘혼놀’과 ‘혼행’이 더는 어색하지 않은 세상이다. 사진은 인천 영흥도 용담리에서 나 홀로 일몰을 감상하고 있는 ‘솔캠족’ 송하현씨.
반도체 회사 R&D 연구개발원인 송하현(33)씨는 '솔캠족'이다. 여자 친구도 있고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는 성격이지만 종종 혼자 캠핑을 간다. 온전히 자기만의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다. "여럿이 가면 내가 진짜 원하는 걸 포기하고 상대에 맞춰야 할 때가 많으니까요. 혼자 여행하면 발길 닿는 대로, 제 마음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니 단출하고도 즐겁습니다."
증권사에 다니는 이인수(44)씨는 한 달에 한 번 '차박'을 떠난다. 자동차에서 숙식하며 홀로 여행을 즐긴다. 평소엔 아내, 자녀들과 가족 캠핑을 자주 다니지만, 한 달에 1박 2일 정도는 자동차를 베이스캠프 삼아 오롯이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다. 사람들 북적이는 관광지는 사절.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비경을 찾아 오지까지 간다. "처음엔 시끌벅적하던 가족들이 없으니 어색하고 무섭기도 했는데, 차를 세워두고 적막한 밤하늘 아래 혼자 있다 보면 머리가 비워지는 게 몸까지 가벼워지더라고요. 혼자 있으니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 대해 찬찬히 돌아볼 수 있는 시간도 갖게 되고요."
증권사에 다니는 이인수(44)씨는 한 달에 한 번 '차박'을 떠난다. 자동차에서 숙식하며 홀로 여행을 즐긴다. 평소엔 아내, 자녀들과 가족 캠핑을 자주 다니지만, 한 달에 1박 2일 정도는 자동차를 베이스캠프 삼아 오롯이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다. 사람들 북적이는 관광지는 사절.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비경을 찾아 오지까지 간다. "처음엔 시끌벅적하던 가족들이 없으니 어색하고 무섭기도 했는데, 차를 세워두고 적막한 밤하늘 아래 혼자 있다 보면 머리가 비워지는 게 몸까지 가벼워지더라고요. 혼자 있으니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 대해 찬찬히 돌아볼 수 있는 시간도 갖게 되고요."
혼밥, 혼술, 혼놀, 혼행, 혼클(혼자 클럽 가기), 혼영(혼자 영화 보기) 등 '혼'으로 시작되는 말이 넘쳐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로 '나 홀로' 문화가 낳은 신조어들이다. 최근에는 '1코노미(1인+Economy)' '얼로너(aloner)'라는 말도 등장했다. 김난도 교수와 서울대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펴낸 '트렌드코리아 2017'은 "침체된 소비 시장에 '자발적 고립'을 통해 무엇이든 '혼자 하기'를 선호하는 이들을 겨냥한 상품과 서비스들이 잇달아 큰 인기를 얻으며 침체된 시장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혼자 노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브롬톤 같은 자전거에 캠핑 짐 싣고 홀로 떠나는 '브롬핑'족, 혼자 호텔 패키지를 즐기는 '나 홀로 호팩'족도 등장했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여행사에 근무하는 유진주(42)씨는 주 1~2회 점심 시간을 활용해 회사 주변을 산책하거나 카페에서 다이어리를 정리하는 등 '혼놀'을 즐긴다. "업무적으로도 많은 사람을 만나니 대인관계 피로도가 높고, 귀가하면 또 가족과 어울려야 하니 혼자만의 시간이 없어 답답할 때가 많다"며 "일주일에 한두 시간만이라도 혼자 걷고 혼자 커피 마시며 사색의 시간을 가지면 숨통이 트인다"고 했다.
'더 테이블'이 지난 10월 26일~11월 3일 20~60대 성인 남녀 200명을 대상으로 '혼놀·혼행'에 대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 '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0%가 '가끔 혼자이고 싶다', 30%가 '자주 혼자이고 싶다'고 답했다. '혼자 놀기 좋다고 생각하는 동네'를 묻는 질문에는 '서촌과 북촌을 포함한 광화문 일대'라고 응답한 사람이 47.8%로 가장 많았다.
'혼자=외로움'이란 등식이 사라진 시대. 자발적으로 혼자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마음 풍경을 들여다봤다. '서울에서 혼자 놀기 좋은 동네 1위'로 꼽힌 '광화문'도 구석구석 탐색했다.
혼자 노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브롬톤 같은 자전거에 캠핑 짐 싣고 홀로 떠나는 '브롬핑'족, 혼자 호텔 패키지를 즐기는 '나 홀로 호팩'족도 등장했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여행사에 근무하는 유진주(42)씨는 주 1~2회 점심 시간을 활용해 회사 주변을 산책하거나 카페에서 다이어리를 정리하는 등 '혼놀'을 즐긴다. "업무적으로도 많은 사람을 만나니 대인관계 피로도가 높고, 귀가하면 또 가족과 어울려야 하니 혼자만의 시간이 없어 답답할 때가 많다"며 "일주일에 한두 시간만이라도 혼자 걷고 혼자 커피 마시며 사색의 시간을 가지면 숨통이 트인다"고 했다.
'더 테이블'이 지난 10월 26일~11월 3일 20~60대 성인 남녀 200명을 대상으로 '혼놀·혼행'에 대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 '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0%가 '가끔 혼자이고 싶다', 30%가 '자주 혼자이고 싶다'고 답했다. '혼자 놀기 좋다고 생각하는 동네'를 묻는 질문에는 '서촌과 북촌을 포함한 광화문 일대'라고 응답한 사람이 47.8%로 가장 많았다.
'혼자=외로움'이란 등식이 사라진 시대. 자발적으로 혼자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마음 풍경을 들여다봤다. '서울에서 혼자 놀기 좋은 동네 1위'로 꼽힌 '광화문'도 구석구석 탐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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