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 무법지대' 논란 중국서 유전자 편집 아기 세계 첫 출산
최준호 입력 2018.11.27. 00:15
선전 남방과기대 교수 성공 주장
과학소설(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디자이너 베이비(Designer Baby)’, 즉 유전자 편집 아기가
세계 최초로 태어났다.
AP통신과 중국 인민망(人民網)은 26일
중국 선전의 남방과기대 허젠쿠이(賀建奎) 부교수가
홍콩에서 열리는 제2회 국제 인류유전자편집회의 개회를 하루 앞두고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을 일으키는 HIV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기 위해
특정 유전자를 제거한 쌍둥이를 출산하는 데 성공했다는
주장을 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유전자 편집을 통해 태어난 고등 생명체 중에서
원숭이는 있었지만 인간은 없었다.
지난해 8월 한국의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과
슈크라트 미탈리포트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 교수가
인간의 배아 속 특정 유전자 교정에 성공한 적은 있었지만,
착상은 물론 출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미국은 물론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아직 유전자 편집 아기의 출산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인민망은 이날 “세계 최초로 에이즈에 대해 면역력을 갖도록
인간 유전자를 편집했다”면서
“중국의 유전자 편집 기술이
질병 예방 분야에서 역사적인 진전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허젠쿠이는 불임 치료를 받은 일곱 커플이 만든 배아에 대해
유전자 편집을 했으며 이 중 현재까지 한 커플이 출산했다고 밝혔다.
인민망에 따르면 선전의 한 대학병원에서
루루(露露), 나나(娜娜)로 이름 붙은 쌍둥이 여자아이 2명이
건강하게 태어났다.
“유전자 편집 기술의 정확성이 확보되지 않아
출산된 아기 치명적 문제 생길 수도”
다만 쌍둥이의 부모가 이들의 신원 공개를 원치 않고 있으며
연구가 이뤄진 장소도 비공개 방침이라고 말했다.
허젠쿠이는 자신의 목표를
“유전병 치료나 예방이 아니며
자연 상태에서 인간에게 없는 에이즈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부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유전자 편집’ 연구 허용 여부에 대해서는
“이 다음으로 무엇을 할지는 사회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허젠쿠이의 연구 성과는 아직 학술지에 발표되지 않았고
주장에 대한 별도의 검증 작업도 이뤄지지 않았다.
허젠쿠이는 미국 라이스대와 스탠퍼드대에서 연구했으며,
중국에 돌아온 후 중국남방과기대에 연구실을 차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가생명윤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방욱 강릉원주대 생물학과 교수는
“그렇지 않아도 요즘 세계 과학자들은
중국을 ‘생명과학의 무법지대(wild desert)’라고 부른다”며
“중국의 이번 실험은 미국·영국·중국 등의
과학원 과학자들이 2015년 유전자 편집 국제회의에서 합의한
유전자 가위 실험규제에 대한 합의를 뒤집은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회의에서는 기초과학 장려 차원에서
인간 배아 등 생식세포의 배아 단계까지만 실험하는 것을 허용하고
그 이상에 대해서는 금지했다.
전 교수는 “유전자 편집 아기는
생명윤리 차원에서도 심각히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지만
유전자 편집 기술의 정확성이 아직 완전하지 않아
향후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전자 가위를 전공하고 있는 과학자들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세계적 유전자 가위 연구 권위자인 김진수 IBS 단장도
“언젠가 있을 일이기는 한데 너무 갑작스럽게 미래가 다가온 것 같다”며
“인간 배아 연구는 중요하고 또 필요하다고 보지만
실제 출생에 이르게 하는 것은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이번 연구는 그런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성급한 시도였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이번 일이 개탄스럽고 비난받을 일인지,
아니면 시험관아기처럼 역사적 성과로 기록될지는
추후에 판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유전자 가위=인간이나 동식물 세포의 유전자를
교정하는 데 사용하는 기술을 말한다.
인공효소를 사용해 특정 DNA 부위를 잘라
잘못된 부분을 제거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유전자 가위라는 표현은 마치 가위처럼 특정 유전자만을 잘라내고
새로운 유전자를 갈아 끼울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표현이다.
최준호·허정원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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