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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개미를 위한 버핏의 충고

good해월 2007. 10. 30. 09:19
[기자수첩] 개미를 위한 버핏의 충고
박용근·경제부 ykpark@chosun.com
입력 : 2007.10.30 01:12
 
    • ▲ 박용근·경제부
     
    "사는 게, 사는 게 아닙니다.”

    29일 코스피 지수(옛 종합주가지수)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대기업체 C모 부장은 마음이 편치 못하다고 했다.

    “10분 이상 일에 집중하기 힘듭니다. 마음이 주가에만 가 있고, 결재 서류나 보고서가 눈에 들어오질 않습니다.”

    얼마 전엔 담당 임원에게 질책을 받기도 했다. 컴퓨터로 주식시세만 들여다 보려면 회사를 그만두라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C부장의 투자 수익률이 높은 것도 아니다. 주가가 급등한 철강·조선 등 대형주에는 투자하지 않고, 루머에 귀가 솔깃해 코스닥 주식만 사들였기 때문이다.

    C부장뿐 아니다. 올 들어 ‘차이나펀드 열풍’이다, ‘중국 특수(特需)’다 하며 주가 급등락이 반복되면서, ‘주식폐인’이 된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한 포털 사이트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직장인의 46%가 “업무 중에도 주식투자에 시간을 쏟고 있다”고 답했고, 이들 중 50%는 “업무에 지장을 주고 있다”, 31%는 “외근·회의 등으로 장시간 주가를 파악하지 못하면 불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걸까? 지난주 한국에 온 ‘가치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Buffett)이 기자회견에서 해답을 제시했다.

    “차트, 지표, 증권전문가에 휘둘리지 마세요. 내가 직접 사업을 한다고 생각하고 장기투자할 기업을 고르세요. 무엇보다 ‘자기계발’이 가장 중요한 투자라는 점을 잊지 마세요.”

    그러나 그가 기자회견에서 거론한 종목이 당일 상한가를 쳤다가 다음날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증시의 냄비 기질은 여전했다. 한국의 주식 투자가들은 버핏의 방한에 열광하면서도, 버핏의 성공비결이 한 종목에 투자하면 몇 년 이상 보유하는 장기 투자 덕임을 잊고 있었다.

    버핏은 20년 전 사들인 코카콜라 지분 8%를 아직까지 보유하고 있다. 그 사이 코카콜라 주가는 12배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