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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신독(愼獨) 

good해월 2008. 8. 25. 13:23


[길섶에서] 신독(愼獨)/노주석 논설위원  서울신문  2008-08-20  

 

[서울신문]은사의 좌우명이 신독(愼獨)이라는 사실을 그 분의 저서를 통해 알게 된 이후부터 이 말을 곱씹게 됐다.‘다른 사람이 보거나 듣는 사람이 없는 곳에 혼자 있을 때에도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이나 생각을 하지 않는 마음과 태도’가 ‘대학(大學)’에 나오는 신독의 뜻풀이다. 이 말이 얼마나 따라하기 어려운지 고통스럽다. 후회될 때도 많다.

 

영국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인간의 오성에 대한 연구’에서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요, 이성의 동물이지만 이성은 감정의 노예”라고 갈파했다. 사실 혼자 있을 때 온갖 유혹의 노래에 솔깃해지곤 하는 나를 본다. 지켜보는 시선이 없다고 느낄 때 나는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는 ‘감정의 노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누가 보거나 말거나, 누가 듣거나 말거나 ‘도리’를 지킬 수 있다면 군자나 성인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도리어 실천하는 과정이 신독이 아닐까. 신독이라는 단어를 뇌까리는 순간 삼가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깃든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것이 아닐까.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군자의 삶을 이룬 사표(師表) 

거백옥공자가 당대에 가장 존경했던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춘추전국시대 전국 7웅 가운데 위나라의 세 군주, 헌공 양공 영공을 섬겼다. 거백옥의 이름은 원이고 시호(諡號)는 성자(成子)다. 이룰 성 자를 썼는데, 참 특이하다.

‘성자(成子)’ 하면 군자의 뜻을 이룬 선생님이란 뜻이다. 후대에 그를 성자라고, 거룩할 성 자가 아닌 이룰 성 자를 붙인 걸 보면, 공자가 그토록 외쳤던 군자의 삶을 이룬 사표(師表)로서 공자가 거백옥을 찬미한 이유를 알 것이다.

역사 자료에 보면, 거백옥이 공자보다 적어도 2, 30년 이상 앞서 산 사람이다. 공자가 위나라에 갔을 때 거백옥 집에 머물면서, 집안 사람과 대화하는 게 나와 있다.

공자가 “선생님은 지금 뭐 하고 계시냐?”고 물으니까, “우리 선생님은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허물이 없는가 살피고 근신하고 있는데 잘 안 되는가 보옵니다.” 하고 대답한다. 공자가 그 얘기를 듣고 감동하여 거백옥을 찬미한 글귀가 나온다.

거백옥에 대한 자료는 부분적으로 여기저기 나온다. 그런데 그 자료들을 다 읽고나면, 한밤중에 시를 읽은 듯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논어』?헌문(憲問)?을 보면 이런 얘기도 나온다. 거백옥이 모시고 있는 주군 영공이 집에 있는데, 밖에서 마차가 지나다 갑자기 멈추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자 영공을 모시고 있던 신하가 묻는다. 밖에서 나는 소리가 무슨 소리냐고. 영공의 부인 남자(南子)가 거백옥을 잘 안다. 그녀가 대답한다. “저건 거백옥이 지나가다가 집 앞에서 영공께 절을 하고 가느라고 마차를 멈추는 소리입니다.”라고.

자, 보라! 얼마나 얼마나 그의 마음이 순수한가. 오늘의 우리들의 가슴에 시원스럽게 와 닿지 않는가? 이름 없는 한 인물의 공손하고 예절바른 순결한 모습이 느껴지지 않는가?

거백옥은 자기가 모시고 있는 영공이 사는 집 앞을 지날 때마다, 누가 보건 안 보건 반드시 마차에서 내려 절을 하고 갔던 것이다.

거백옥은 진정으로 군자의 도, 처세의 도를 알고 실천했다. 언제나 흔들리지 않는 대인의 심법으로 주군을 모셨다. 참되고 깨끗한 마음, 충의의 정신을 지닌 그는 허심의 도를 굳게 실천했다.

 

출처 : 한반도 시나리오
글쓴이 : 빛의기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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