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버 지 박 두진
철쭉꽃이 필 때면, 철쭉꽃이 화안하게 피어 날 때면, 더욱 못 견디게 아버지가 생각난다. 칠순이 넘으셔도 노송처럼 정정하여, 철쭉꽃이 피는 철에 철쭉꽃을 보시려, 아들을 앞세우고 관악산, 서슬진 돌바위를 올라 가셔서, 철쭉나물 캐어다가 뜰 앞에 심으시고 철쭉꽃이 피는 것을 즐기셨기에, 철쭉 나물 캐어드신 흰 수염 아버지가 어제같이 산탈길을 걸어 내려 오시기에, 철쭉꽃이 피는 때면, 철쭉꽃과 아버지가 한거번에 어린다. 물에 젖은 둥근 달 달이 솟아 오르면, 흰 옷을 입으셨던 아버지가 그립다. 달 있는 천변(川邊) 길을 늦게 돌아오노라면 ---- 두진이냐 ...... ? 저만치서 커다랗게 불러 주시던 하얗게 입으셨던 어릴 때의 아버지 ...... 4월은 가신 달, 아아, 철쭉꽃도 흰 달도 솟아 있는데, 손수 캐다 심어 놓신 철쭉꽃은 피는데, 어디 가셨나, 큰 기침을 하시며, 흰 옷을 입으시고 어디 가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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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두 진
1916 ~ 1998
경기도 안성 출생
20세기 들어서 서점가 뿐만 아니라 학계에서도 가장 특출한 한국 시인의 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시는 수년간 국어의 기본 교육과정으로 자리잡아 어린이에게 가르쳐지고 있다. 그의 작품은 풍부한 상상력과 동시대의 역사, 한국인의 삶의 영감을 반영하고 있다.
그의 초기 작품은 1930년대 초 발간되었지만 일본의 한국어에 대한 탄압으로 태평양 전쟁 중에는 침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박목월, 조지훈과 함께 몰래 글을 썼으며 1946년 함께 "청록집"을 발간하였다. 자연의 순수한 영감을 받기 위하여 청록집은 한국 현대시에 데카당스 정신보다 더한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그의 시는 자연의 보존에까지 지속되지만 음조, 주제, 소재가 광범위하다. 가끔 자연세계에 근간을 두면서도 한편으로는 철학, 우주론, 신화 심지어는 종교적인 주제로 파고 들어가기도 한다. 신앙의 조직화된 표현에 만족하지 않고 교회 활동과 거리를 두었음에도 그가 기독교 신자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언어와 표현의 창조에 일익을 맡았다. 그의 시어는 융통성과 수사에서뿐만 아니라 사고와 발음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탐구하면서 새로운 경지로 언어를 이끌어 가고 있다. 다른 시인처럼 시를 많이 쓰는 편이고 후기에는 통합된 주제로 장편의 연작시를 시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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