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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초강대국 사이에서 터져 나온 거친 파열음이 1년 내내 지구촌을 휘감았다.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공정 무역을 이유로 대중 관세 보복을 예고하자, 중국도 응전을 다짐했다. 7월 양국이 각각 340억달러 규모의 상대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 전쟁이 발발했다. 갈등은 전방위로 번졌다. 미국은 첨단 분야 양국 학술 교류에 제동을 걸었고 반(反)일대일로 펀드를 창설했다. 남중국해에선 군사 충돌 직전까지 갔다. 12월 1일 미·중 정상은 무역 전쟁 90일 휴전에 합의했지만, 그날 캐나다에선 중국 화웨이의 2인자가 미국 요구로 체포됐다.
'빈살만 비판' 사우디 언론인 카슈끄지 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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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실세 왕세자 무함마드 빈살만의 정책을 비판하던 사우디 중견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사진 왼쪽)가 10월 터키 이스탄불 사우디 영사관 안에서 살해됐다. 대낮에 해외 공관에서 벌어진 언론인 피살에 세계는 경악했다. 빈살만은 부하들이 독자적으로 벌인 범죄라고 해명했지만, 그가 사건을 지시했다는 정황이 잇따라 제시됐다. 빈살만의 이미지는 순식간에 '개혁가'에서 '폭군'이 됐다. 빈살만의 입지가 약해지면서, 중동 정세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사우디가 개입해 온 예멘 내전도 최근 일부 지역에서 휴전 합의가 이뤄졌다.
거세지는 反난민 정서, 유럽 극우정당 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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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에서 반(反)난민 정서가 확산하며 정치 지형까지 뒤흔들었다. 6월 이탈리아에서 극우(極右) 포퓰리즘 정부가 출범해 난민 구조선의 입항을 거부하며 강력한 난민 거부 정책을 폈다. 폴란드·헝가리에서도 극우 성향 정부가 난민 탄압에 앞장섰다. 반난민 정서를 등에 업은 독일·프랑스 극우 정당 지지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11월 온두라스 등 중미 출신 이주민 행렬인 캐러밴 8000여 명이 미국 이민을 시도했으나 미 남부 국경에서 막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민을 막기 위한 국경 장벽 설치 예산 확보를 위해 정부 셧다운(업무 정지)까지 불사했다.
美중간선거 패배에도… 트럼프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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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미 중간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은 하원에서 다수당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이 민주당에 8년 만에 하원을 내줬지만 상원에서 승리한 데 힘입어 '마이 웨이'를 강화했다. 그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 자신의 독주를 견제하던 각료들을 쳐냈다. 여야 합의 예산안을 거부하고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정지)'을 선택했고, 시리아 철군을 독단 결정했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연일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트럼프 리스크'는 연말 세계 증시를 강타했다.
'불의 고리' 인도네시아 덮친 지진·쓰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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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곳곳에서 대규모 자연재해와 기상이변이 속출했다. 유독 타격이 큰 나라는 '불의 고리'(지진·화산 활동이 많은 환태평양 지진대)에 있는 인도네시아였다. 7월에는 휴양지 롬복섬에서 규모 6.9 강진이 발생해 500명 넘게 사망했다. 9월에는 술라웨시섬에 규모 7.5 강진에 이은 최고 높이 6m의 지진해일이 몰려와 2256명이 숨졌다. 지난 22일에도 자바섬과 수마트라섬 사이 순다해협에서 화산 폭발에 이은 해저 산사태 충격이 만들어낸 쓰나미가 인근 해안을 덮쳐 최소 400명 이상 희생됐다.
마크롱 개혁 막은 프랑스 '노란 조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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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국을 뒤흔든 노란 조끼 시위가 지난달 시작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급격한 유류세(稅) 인상이 시위의 도화선이었지만, 생활고에 지친 몰락 중산층의 불만에 불을 댕겼다. 연인원 70여만 명이 노란 조끼를 입고 마크롱의 '친(親)시장' 정책에 반발하며 시위를 벌였고, 일부 시위대는 거친 폭력을 행사하며 마크롱 퇴진을 요구했다. 결국 마크롱은 최저임금 인상 등 민심 수습책을 내놓고 사과했다. 노란 조끼 시위는 벨기에 등 인근 국가를 포함해 중동과 북아프리카까지 번졌다.
中시진핑 황제 등극, 日아베 최장수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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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인대(국회 격)가 3월 국가주석 연임 제한을 철폐하는 개헌안을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시진핑 주석은 애초 임기인 2023년을 넘어 종신 집권 가능성을 열었다. 일본에선 9월 아베 신조 총리가 3연임에 성공하여 2021년까지 총리직을 맡게 됐다. 아베가 2019년 11월 20일까지 총리 자리를 지킬 경우 가쓰라 다로(7년 331일) 전 총리를 넘어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된다.
'2200만원→395만원' 비트코인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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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광풍(狂風)을 일으킨 가상 화폐가 1월 들어 추락을 거듭했다. 대표 가상 화폐인 비트코인 시세는 연말 개당 3500달러(약 395만원) 선까지 떨어졌다. 최고가였던 지난해 말 1만9300달러(약 2200만원)와 비교하면 80% 넘게 쪼그라든 것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를 포함, 한국, 중국 등이 가상 화폐 규제 강화에 나선 게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11월 미 법무부가 비트코인 시세를 조작한 혐의로 주요 가상 화폐 거래소 조사에 착수하며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중앙은행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비트코인의 장밋빛 전망이 퇴색했다.
美, 4차례 금리인상… 신흥국 통화가치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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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네 차례에 걸쳐 금리를 총 1%포인트 인상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제로(0) 수준을 유지하던 금리가 10년 만에 연 2.25~2.5%가 됐다. 미국 금리 인상에 유럽중앙은행(ECB)도 경기 부양을 위해 4년 가까이 시행해 오던 양적 완화 조치를 종료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신흥국에서 자본 이탈을 부추기고 외채 상환 부담을 키우는 파장을 일으켰다. 터키, 브라질 등 주요 신흥국 통화 가치가 폭락했다.
조지 H W 부시·스티븐 호킹… 별이 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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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를 관통했던 거물들의 퇴장에 전 세계가 애도했다. 지난 11월 타계한 조지 H W 부시(사진 왼쪽) 전 미국 대통령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1991년 옛 소련이 붕괴할 당시 탁월한 외교력으로 세계의 질서를 잡은 자유 진영의 리더였다. 베트남에서 전쟁 포로 생활을 했지만 이후 미·베트남 수교를 이끌고 여야를 넘나드는 정치를 했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마지막까지 '통합'을 강조한 메시지를 남기고 8월 숨을 거뒀다. 루게릭병으로 휠체어에 앉아서도 우주 탐구에 매진한 영국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도 지구 여행을 3월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