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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e스포츠 최강 한국서 한수 배운다… 10여개국 선수들 `김치 전훈`

good해월 2018. 12. 28. 09:56

LoL 게임 노하우 전수받으려, 미국·프랑스 등서 60여명 몰려와

"우리가 노는 것처럼 보이나요? 지문이 닳도록 연습하는 겁니다."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서울 용산구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34층. 지난 6일 저녁 외국인 다섯 명이 헤드폰을 끼고 한창 PC 게임 삼매경이었다. 연달아 키보드 누르는 소리 빼곤 적막이 감돌았다. 181㎡(약 55평) 집 곳곳에 옷가지와 레드불 같은 카페인 음료가 널려 있는데, 거실엔 오직 컴퓨터와 의자만 신성하게 놓였다.

미국 리그오브레전드(LoL)팀‘클라우드9’선수단이 지난 6일 서울 용산구에 마련된 전지훈련 숙소에서 한국 팀과 LoL 대전을 벌이는 모습.
주상 복합 아파트가 마치 PC방 같다. 미국 리그오브레전드(LoL)팀‘클라우드9’선수단이 지난 6일 서울 용산구에 마련된 전지훈련 숙소에서 한국 팀과 LoL 대전을 벌이는 모습. 키보드와 마우스로 싸우는 전사(戰士)인 이들은 의자부터 컴퓨터 부품까지 미국에서 직접 가져와 하루 10시간 넘는 강훈련을 소화했다. /김지호 기자
빈센트 루이스(27) 리그오브레전드(LoL) 클라우드 9 팀 매니저가 다가와 읊조렸다. "지금 한창 훈련 중이니 선수들 방해하지 마세요." 평범한 대학생 같은 외국인들이 실은 몸값 수억원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LoL 선수들이었다.

손과 발 대신 키보드와 마우스로 싸우는 선수들은 12월이 되면 미국, 캐나다, 프랑스, 호주, 브라질 등 10여 국 60여명의 선수가 e스포츠 선진국인 한국에 집결한다. 국내 야구 선수들이 2월이면 미국으로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것과 같다. 구단 가치가 3500억원이 넘는 세계 최고 인기의 e스포츠 팀인 클라우드 9도 내년 1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선수단 전원(주전 5명, 후보 5명)이 자기가 쓰던 컴퓨터 의자와 키보드, 마우스 등을 챙겨 한국으로 왔다.

한국에 LoL 전지훈련 왜 올까?
LoL은 화면 대각선에 있는 상대방의 진지를 먼저 파괴하면 이기는 게임이다. 각 팀은 축구 전술처럼 톱(Top)-미드(Mid)-봇(Bottom)으로 세 가지 공격 라인을 세워 돌격한다. '롤드컵'으로 불리는 LoL 챔피언십은 1억명 넘게 관전하고, e스포츠 시장 규모는 1조원이 넘는다. '겨울 농사'가 한 해 성적을 좌우한다. 클라우드 9은 아파트 두 채를 빌려 주전은 34층, 후보는 그 위층에서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하루 10여 판씩 한국·중국 등 아시아 팀들과 맞붙고, 내용을 복기하는 훈련을 소화했다. 성에 안 찬 선수들은 새벽 2~3시까지 자율 훈련도 한다.

구단은 선수들이 훈련에만 전념하라는 뜻에서 식사와 청소 전담 직원까지 따로 배치했다. 이들이 묵는 아파트엔 피트니스센터와 실내 골프장, 사우나 등이 두루 갖춰져 있지만 선수들은 "집중력이 떨어질 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먹는 것 말고는 훈련만 한다"고 했다.

왜 한국까지 올까. 덴마크 출신 데니스 욘센(22·활동명 '스벤스케런')은 "0.1초도 안 되는 시간에 게임의 공격 성공 여부가 결정되는데, 미국에서 한국 팀과 붙으면 태평양 해저 케이블을 관통하느라 반응이 느려져 제대로 실력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도처에 게임 고수가 있어 따라잡으려면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은 20년 전부터 전국에 초고속 인터넷 망이 깔렸고 PC방 문화도 덩달아 발달했다. 현재 전국에 1만 개 있는 PC방은 게임계의 '유스 리그' 역할을 한다. 한국은 2003년 세계 최초의 팀 단위 e스포츠 '스타크래프트' 프로 리그를 출범시켰고, SK텔레콤·KT·한화 등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e스포츠팀도 20개가 넘는다. 세계 최초로 게임 전문 방송 채널도 운영하는 등 게임에선 독보적인 노하우를 갖춰 중국·북미·유럽 등 전 세계 e스포츠 구단 코치 중 30%가 한국인이다. 여태껏 8번 열린 LoL 챔피언십에선 한국이 5번으로 최다 우승했다. 이러다 보니 "한국 선수가 하는 그대로 하고 싶다"면서 눈 파란 선수들이 끼니마다 김치를 1㎏ 이상 먹으며 '한국 DNA' 익히기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

업계는 LoL 시장이 매년 30% 이상 급성장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2024년 파리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할 가능성도 있다. 복한규(26) 클라우드 9 총감독은 "2012년엔 월 400만원이 최고 대우였는데, 지금은 최저 수준"이라면서 "선수들 몸값이 매년 폭등하기 때문에 FA 계약을 1년씩 요구한다. 선수가 단기 계약을 원하는 스포츠는 우리가 유일할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년에 이 선수들이 어느 팀에 있을진 모르지만, 12월엔 한국 어딘가에 모여 있을 게 분명해요."


조선일보    양지혜 기자    입력 2018.12.28




:  e스포츠


e스포츠란 컴퓨터 및 네트워크, 기타 영상 장비 등을 이용하여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로 지적 능력 및 신체적 능력이 필요한 경기이다. 대회 또는 리그와 같은 현장으로의 참여, 전파를 통해 전달되는 중계의 관전, 그리고 이와 관계되는 커뮤니티 활동 등의 사이버 문화 전반 또한 e스포츠 활동에 속한다.



   LOL(League of Legends) 


미국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에서 개발한 게임으로, 2009년 10월부터 서비스가 시작됐고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1월 정식 출시됐다. 10명이 5명씩 팀을 이루어 상대팀과 싸우는 대전게임으로, 사용자들이 직접 캐릭터를 선택해 상대방 진영을 초토화시켜야 게임이 끝난다.

라이엇 게임즈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정식 서비스로 제공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공식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상위 실력을 가진 프로팀들이 참가하는 공식 프로 티어 리그인 챔피언스 코리아와 챔피언스 코리아 진출을 목표로 하는 팀들이 참가하는 공식 세미 프로 리그인 챌린저스 코리아가 열리고 있다.


출처 : 해암의 일상
글쓴이 : 해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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