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핀은 옷, 신발 등을 만들 때 쓰이는 합성수지, 합성고무, 합성섬유의 주원료다. GS칼텍스는 MFC에 단일공장에 투자한 금액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2조7000억 원을 투자한다. GS칼텍스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2조 16억 원)보다 많은 액수다. 나프타를 원료로 쓰는 석유화학사의 나프타분해시설(Naphtha Cracking Center·NCC)과 달리 MFC에서는 나프타만 아니라 액화석유가스(LPG), 부생가스(부차적으로 생성되는 가스)도 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생산성이 더 높다.
● ‘불황을 모르는 도시’ 여수의 모체 GS칼텍스
정부의 중화학공업육성정책에 따라 1967년 여천공업기지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여수산단은 우리나라 최대의 석유화학단지다. 여수산단 출범과 함께 제1공장의 첫 삽을 뜬 GS칼텍스는 지금의 여수산단으로 성장하기까지 ‘맏형’ 역할을 해왔다. 여수산단에 있는 기업들은 GS칼텍스가 원유를 정제해 만든 LPG, 납사, 디젤, 가솔린, 아스팔트 등으로 새로운 제품을 생산한다. 김태은 여수상공회의소 조사진흥본부 차장은 “매출 1조 원 이상의 기업이 여수에 10여 개 있는데 그 기업들 모두 GS칼텍스로부터 원유를 제공받아 석유화학 제품을 만든다. GS칼텍스가 여수 기업들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GS칼텍스의 MFC 투자를 계기로 여수시의 경제는 다시 들썩이고 있었다.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제2공장의 고도화시설에 총 5조 원 이상을 투자했던 GS칼텍스가 5년 만에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직간접적인 낙수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전선규 GS칼텍스 MFC 프로젝트 매니저(상무)는 “공장 건설, 자재 구매 등을 포함한 연관 산업의 파급력이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체 투자비의 40%에 해당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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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차장은 “여수는 불황을 모르는 도시다. 다른 산업도시들이 자동차, 조선 등의 침체와 더불어 지역경제가 시들어가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여수는 4, 5년 째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앞으로 전망도 좋다”고 했다.
● 통 큰 투자에 함께 웃는 협력사
희한하게도 정유사, 석유화학사들은 공장가동을 중단해도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단순 중단이 아닌 대정비인 경우다. 여수산단의 정유화학사들은 3, 4년을 주기로 각 단위공정의 가동을 중단하고 상태를 점검하는 대정비에 들어간다. 한 공정의 대정비에 평균 1, 2개월이 걸리는데 연인원 최대 3000여 명이 투입되고 이들은 주로 협력업체에서 공급된다. 전선규 상무는 “여수산단의 경기는 공장 신설과 증설, 대정비로 결정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며 “여수산단에 있는 단일공장이 50~60개인데 1개씩만 돌아가며 대정비를 진행해도 매일 대정비의 수요가 있는 셈”이라고 했다.
협력사들의 성장으로 여수산단의 규모도 함께 커지고 있다. 여수산단에 입주한 업체는 2007년 222개에서 2010년 266개, 지난해에는 297개로 늘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은 대정비 관련 업체다. 정비, 공장 증·신설 시 GS칼텍스의 건설, 플랜트 등을 돕는 협력사는 약 20개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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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 불모지였던 여수가 확 달라졌어요” ▼
“저기 보이는 흰 색 건물이 아뜰리에입니다. 내년 5월 개관하면 예울마루와 함께 여수 지역을 상징하는 복합문화공간이 될 것입니다.”
지난달 13일 만난 유대근 GS칼텍스재단 사무국장은 전남 여수시 망마산 맞은편의 작은 섬 장도를 가리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는 “거의 문화와 예술의 불모지였던 이 지역에 예울마루가 생긴 뒤 여수가 확 달라졌다”며 “아뜰리에까지 완성되면 지역민들이 누릴 수 있는 문화생활이 훨씬 다양해질 것”이라고 했다.
장도에서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아뜰리에는 화가, 조각가, 공예가, 사진가 등 예술인들이 전시회를 열거나 작업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예울마루와 아뜰리에를 해상 다리로 연결해 지역민과 예술인들이 함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GS칼텍스재단은 콘서트, 공연, 전시 등을 진행할 문화예술공간이 변변치 않다는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2012년 망마산 자락 70만㎡에 예울마루를 지었다. 현재 건설 중인 아뜰리에까지 총 1100억 원을 들여 지은 전남 최대의 문화예술공간이다.
예울마루 덕분에 여수시민들은 물론 광양시, 순천시 등 인근 지역민들까지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2012년 5월 개관 후 2018년 11월까지 약 73만 명이 이곳을 찾았다. 대극장, 소극장에 더해 리허설룸까지 갖춘 예울마루에서는 연간 많게는 15개의 공연이 열린다. 지난해에도 뮤지컬 시카고를 비롯해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듀엣 콘서트,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등 화제를 모았던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다.
예울마루는 여수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예울마루가 생긴 후 여수시 내에 유소년 오케스트라가 10개 생겼다. 여수심포니 등 시 단위의 단체들에는 리허설룸을 무상으로 대여해주기도 한다. 김태은 여수상공회의소 차장은 “지역인구 대비 서울시보다 유소년 오케스트라가 더 많은 지역이 여수”라며 “여수음악제처럼 여수만의 독자적인 문화예술 콘텐츠를 통해 관광도시로 도약하는데 예울마루가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 GS칼텍스 여수 올레핀 생산시설(MFC) 개요
-투자액: 총 2조7000억 원
여수=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